나이지리아 ‘구출 딜레마’

나이지리아 ‘구출 딜레마’

입력 2014-05-28 00:00
수정 2014-05-28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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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276명 억류 장소 확인했지만 불상사 우려 작전 보류

이슬람 무장 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200여명이 어디 있는지 파악됐지만 당국이 구출 작전을 펴지 못하고 있다. 섣부르게 군사작전에 나섰다가는 학생들이 모두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스 바드 나이지리아 국방참모총장은 26일(현지시간) 수도 아부자의 국방부 청사로 행진해 온 시위대 수천 명에게 “피랍 소녀들의 소재를 알고 있다”면서 “구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된 학생들의 가족 등 시위대는 연일 당국이 구출에 미온적이라며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들어가면 소녀들이 모두 죽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녀들을 어디서 발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밀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정부와 보코하람 간 협상이 유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여의치가 않다. 영국 BBC는 “보코하람이 소녀 50명을 풀어 주는 대신 정부는 보코하람 조직원 100명을 석방하기로 거의 합의를 이뤘으나 막판에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반대해 틀어졌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여학생들은 지난주 월요일 풀려났을 수도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AP가 전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6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시에 있는 공립여자중등학교에 난입해 여학생들을 납치했다. 탈출에 성공한 53명을 제외하고 276명은 여전히 붙잡혀 있다. 이 사건으로 나이지리아 정부와 군은 무능하다는 비판에 직면했으며 조너선 대통령은 이달 들어서야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은 무인기를 동원해 공중에서 북동쪽을,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군은 지상에서 정찰 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서구식 교육을 죄악시하는 보코하람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26일에도 아다마와주 와가 마을에 보코하람 괴한들이 들이닥쳐 주민 20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주에만 보르노와 아마다와주에서 최소 80명이 숨졌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2014-05-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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