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샤바브 수장 “케냐 테러, 서방에 대한 경고”

알샤바브 수장 “케냐 테러, 서방에 대한 경고”

입력 2013-09-27 00:00
수정 2013-09-27 00: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고다네 첫 육성 메시지 공개

지난 21일(현지시간) 발생한 케냐 수도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의 주범인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 수장이 25일 “이번 테러는 케냐를 지지하는 서구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고 AP·AFP통신이 전했다.

알샤바브 수장 아흐메드 압디 고다네는 이날 공개된 육성 메시지에서 “나흘간의 대학살은 자국 석유기업의 이익을 위해 케냐의 소말리아 침공을 지원한 서구인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러 발생 직후부터 알샤바브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단체 수장이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고다네는 부유층이 많이 다니는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몰을 공격한 것은 “케냐군이 소말리아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더 많은 유혈사태를 가져온다는 위협을 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케냐가 치르는 전쟁은 케냐인의 이익에도 반한다”며 “무슬림의 땅에서 철수할지, 더 많은 유혈사태를 겪을지 택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테러로 소말리아 키스마요, 모가디슈 등을 거점으로 활동해 온 청년 무장단체에서 국제 테러조직으로 변모했다는 평가를 받은 알샤바브는 이날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구인들은 합법적 공격 목표”라며 “이번 테러에 참가한 대원들은 이슬람교도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이어 “우리의 목표는 케냐 정부이며, 외국인이든 케냐인이든 인명 피해의 책임은 케냐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테러 현장에 있었던 이슬람교도 루이스 바와는 이날 텔레그래프에 “이슬람교도인 아내와 딸도 알샤바브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며 “알샤바브는 종교를 핑계로 모든 사람들에게 동시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20여명이 영국과 이스라엘 등 다국적 조사단과 함께 케냐 쇼핑몰 테러 수사를 돕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전했다. 지난 수년 동안 알샤바브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수억 달러를 써 온 미국은 이번 사건 현장에 뉴욕 합동 테러 태스크포스 요원 등 수십명을 추가로 파견해 알샤바브의 지휘 계통과 구성원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알샤바브의 테러 활동이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미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9-27 16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