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군부, ‘이슬람주의자’로 엮어 무차별 탄압”

“이집트군부, ‘이슬람주의자’로 엮어 무차별 탄압”

입력 2013-08-25 00:00
수정 2013-08-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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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적 활동가ㆍ노동운동가까지 ‘이슬람주의자’로 낙인

이집트 군부와 과도정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요구하는 무슬림형제단뿐 아니라 다른 반정부 세력들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탄압에 나섰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24일(현지시간) 이집트 과도정부가 무슬림형제단 이외에 다른 반정부 세력들에 대한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면서 과도정부는 심지어 자유주의적 활동가들이나 노동운동가들조차 ‘위험한 이슬람주의자’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경찰은 열흘 전 좌파 성향의 캐나다인 2명을 체포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은 반(反) 이슬람 성향의 영화를 만들어온 영화 제작자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집트 경찰은 이들이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이슬람주의자 그룹인 무슬림형제단 소속이라는 믿기 어려운 발표를 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경찰과 군부는 이달 초 수에즈 지역의 철강 노동자들의 파업을 분쇄하면서 파업 주동자들이 과도정부를 와해하려는 음모를 꾸민 무슬림형제단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씌웠다고 NYT는 전했다.

또 지난 23일 이집트 검찰총장은 ‘4월 6일 청년운동’과 관련이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 2명을 간첩 혐의로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

4월 6일 청년운동은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정권 붕괴를 이끄는 데 이바지한 시민단체다.

이와 함께 이집트 경찰은 군부의 권력 장악을 쿠데타로 묘사했다는 죄목으로 종교적인 성향의 웹사이트인 ‘이슬람 투데이’의 관계자 5명을 체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집트에서 경찰의 권력남용과 검찰의 정치화 현상은 새로운 일이 아니고 무르시 정권 아래서도 계속 이어져 왔지만, 지난달 군부의 권력 장악 이후에는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이집트 권력기관은 마치 면책특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집트 경찰은 심지어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되기 전에 시위대를 숨지게 한 것이 자신들이 아니라 이슬람주의자들이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고 시민 운동가들은 전했다.

한 인권 전문가는 “이집트 경찰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지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그들은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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