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때 반출 안하는 군사장비 폐기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때 반출 안하는 군사장비 폐기

입력 2013-06-20 00:00
수정 2013-06-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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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장비중 24%, 70억달러 상당 폐기키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내년 말 철수를 앞두고 아프간에서 굳이 빼낼 필요가 없는 차량 등 군사장비를 폐기하고 있다.

20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군은 철수일정이 빡빡한데다 아프간 산악지역에서 장비를 이동시키기 힘들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장비 1억7천만 파운드(3천억원) 어치 이상을 몰래 폐기했다.

이는 유례없는 조치로, 미 국방부가 아프간에 배치한 엄청난 분량의 군사장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군사장비 폐기는 미군이 아프간에 넘겨 주려해도 미 국내법상 절차가 까다로운데다 아프간군이 넘겨받은 장비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미군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때는 장비를 쉽게 쿠웨이트내 미군기지로 옮겨 놓은 뒤 나중에 처분방법을 결정할 수 있었으나 아프간 상황은 이와 다른 점도 감안했다고 부언했다.

미군은 파키스탄을 관통하는 육로를 거쳐 장비를 빼내야 하는데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원만치 않아 언제든 육로사용을 못할 수 있고 주변지역에 미군기지가 없어 이동시킨 장비를 쌓아둘 수도 없다는 것이다.

미군은 또 동맹국에 장비를 팔려 해도 사려는 나라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장비를 파쇄하거나 고철로 만들어 아프간 고철시장에서 헐값에 팔고 있다.

군수물자를 담당하는 미군 고위 관계자는 2013년 5월 현재 아프간에는 250억 달러 어치의 장비가 배치돼 있다면서 장비 수요와 철수 비용 등을 분석한 끝에 전체 배치장비의 76%만 반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비철수 비용이 20억∼30억 달러, 장비를 본국 등으로 옮긴 후 드는 보수비용이 80억∼90억 달러에 각각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군은 내년 12월 아프간 철수 이전까지 24%의 장비(70억 달러 상당)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예로 미군은 아프간에 배치한 1만1천대의 지뢰방호차량(MRAP) 가운데 약 2천대를 폐기키로 했다.

거대한 트럭인 지뢰방호차량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빈발하는 도로변 매설폭탄 공격에 대처하고자 2007년부터 생산해 배치한 것으로 대당 1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철수업무를 맡은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아프간에서 장비를 폐기함으로써 역사를 써가고 있다”면서 “이는 역사상 최대 철수임수”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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