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하니, 개혁세력 지지 업고 국민 호감 얻어 막판 급부상
1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일한 개혁파인 무함마드 레자 아레프가 대선 후보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보수파와 중도파 후보들 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추종하는 보수파 후보들 사이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중도파인 하산 로우하니 후보를 중심으로 중도파와 개혁파가 연합구도를 구축하면서 선거 막판까지 판세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하타미 전 대통령 시절 핵 협상단 수석대표를 지낸 로우하니 후보는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유연한 자세를 주문하는 등 보수 진영 후보들에 비해 개혁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에 강경 일변도의 대외 정책을 펼치는 현 보수 정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선거 막판에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보수파는 이른바 ‘3자 연대’ 소속이었던 골람알리 하다드 아델 후보가 중도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후보를 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현재 대선 최종후보는 6명으로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 최고지도자 외교고문, 무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 등 ‘3자 연대’ 소속과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사이드 잘릴리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모흐센 레자이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 등 4명이 보수파로 분류되며, 로우하니와 무함마드 가라지 등 두 명이 중도파다. 가라지 후보는 존재감이 없어 사실상 이번 선거는 보수파의 잘릴리와 칼리바프, 중도파의 로우하니가 경합하는 가운데 벨라야티가 도전하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체 국민투표에서 득표율이 50%를 넘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하면 1주일 후 재선거가 치러진다. 6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이번 대선은 재선거로 당선자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3-06-13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