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야당 후보 “당선되면 중국과 수교”
대만 수교국 15국에서 줄어들수도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 부인, 온두라스 첫 여성 대통령
전세계에 단 15개국이 남은 대만과의 수교국이 14개국으로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온두라스 대선에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뜻을 밝힌 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다.당선 확신하는 시오마라 카스트로
중미 온두라스의 대선 후보인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선거 종료 뒤 수도 테구시갈파의 당사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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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양안(兩岸) 갈등’의 대리전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만은 현재 온두라스 등 중미 5개 국가를 비롯해 총 15개 국가와 수교를 맺고 있으나, 카스트로 후보는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선거에서 승리하면 즉시 중국 본토에 외교 및 상업 관계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온두라스가 중국과 수교하면 대만과는 단교 수순을 밟게 된다.
온두라스와 대만의 단교가 현실화되면 대만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수교국들을 압박하면서 7개국이 대만과의 수교를 끊었다. 대만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중미와 카리브해에 총 9개 국가과 수교하고 있는데,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면 이웃 국가들의 ‘단교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
12년 만에 좌파 정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온두라스도 중남미에 거세지는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에 가세하게 됐다. 온두라스는 권위주의 보수 정권의 집권 기간 동안 부패와 마약 밀매, 빈곤 등이 심화돼왔다. 이날 두 후보가 앞다퉈 승리를 선언하면서 양측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