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위기 확산하는데”…유엔 구호기구들 파산 위기

“난민위기 확산하는데”…유엔 구호기구들 파산 위기

입력 2015-09-07 10:44
수정 2015-09-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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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구호기구들 자금난…”유엔 인도주의 활동 기부금으로만 이뤄져”

쏟아지는 난민으로 유럽 각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정작 난민들을 도울 유엔난민기구 (UNHCR)를 비롯한 유엔 구호기구들은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유엔 고위 인사들의 말을 인용, 막대한 난민 규모로 인해 난민 수백만 명의 기본적 욕구를 채워줄 수 없게 됐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식량과 의료품의 고갈로 레바논과 요르단 난민캠프에 수용된 시리아 난민 400만 명을 위한 기본적인 생필품 제공이 어려워지지면서 난민들의 유럽행 물결은 거세졌고 난민위기가 더욱 확산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HCR 최고대표는 “2010년에는 분쟁으로 하루 1만 1천 명이 피란한 반면 2014년에는 4만 2천 명이 피란했다”며 “보호소, 식수, 음식, 의료지원, 교육 등에 대한 난민들의 요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쿠테레스 대표는 이어 “늘어난 난민 수를 예산이 감당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 빈털터리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황이 이미 회복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어 난민캠프에서 실제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난민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레바논, 요르단, 케냐의 난민캠프에서는 식량배급량이 크게 줄었고 이라크 전역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의료 서비스도 중단된 상태다.

인도주의 활동을 하는 유엔 산하기구들이 자금부족을 겪는 이유는 유엔의 인도주의 활동이 전적으로 각국 정부와 개인 기부자로부터 자발적으로 기부되는 자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UNHCR이나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같은 유엔 산하기구들은 회원국이 유엔에 정기적으로 내는 분담금의 일부조차 받고 있지 않다.

현재 세계 인도주의 활동 예산은 195억 2천만달러(약 23조 2천억원)이지만 기부자들로부터 모금된 금액은 71억 5천만달러(약 8조 5천억원)뿐이다.

특히 시리아 난민 지원에 필요한 자금 13억달러(1조 5천억원) 중 단지 35%만 모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구테레스 대표는 유엔 회원국이 정기적으로 유엔 산하기구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장기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식량계획(WFO)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WHO는 이라크 내 의료지원을 위해 6천만달러(약 719억원)를 모금하려고 노력하지만 현재 510만달러(약 61억원)만 모금됐고 올해초부터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WFP 역시 9월과 10월에 사용할 시리아 난민 지원 예산 가운데 1억 4천900만달러(약 1천785억원)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난민에 대한 부족한 지원은 난민들이 목숨 건 여정을 떠나도록 부추기고 있다.

디나 엘 카사비 WFP 대변인은 “식량 배급량의 감소가 시리아 난민들이 시리아로 돌아가거나 유럽으로 떠나도록 하는 위험한 결정을 내리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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