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라크·시리아 고대유적 심각하게 훼손

IS, 이라크·시리아 고대유적 심각하게 훼손

입력 2014-09-20 00:00
수정 201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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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관리 당국 “유물 부수거나 떼어내 암시장에 판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의 고대 유적을 훼손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의 문화재 관련 부서 관계자들 말을 토대로 IS가 점령지역 내의 유적을 파괴하거나 유물을 암시장에 내다팔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IS가 지난 6월 모술과 니네바 등지를 장악하면서 전국 유적지 1만2천여곳 중 1천800곳이 IS 수중에 떨어졌다. 이들 유적지 가운데에는 2천500년 전 고대 제국 아시리아의 수도였던 니네바, 아수르, 칼후, 두르샤루킨 등도 포함됐다.

이라크 정부 박물관국의 카이스 후세인 라시드 국장은 IS가 아시리아 제국 시절의 주요 유적지에서 유물을 파내 암시장에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후에 있는 아시리아 궁전 벽을 장식한 조각이 대표적인 사례다. 황제의 승리와 사냥모습 등을 담은 이 궁전의 부조는 이미 외국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라시드 국장은 해당 지역에 남아있는 문화재국 직원들에게서 이같이 보고받았다면서 “IS는 궁전의 부조 장식물을 파내서 작게 쪼개 팔아치우고 있다”며 “그들은 발굴하는 수고도 필요 없이 사슬톱만 있으면 왕의 머리와 다리 형상을 마음대로 잘라 낸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시리아 제국 유물을 다수 보유한 모술시 박물관이나 2천300년 역사의 고대 도시 하트라 등 주요 유적지의 문화재 담당 관리들이 IS로부터 ‘우상을 보호한다’는 비난과 함께 처벌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IS는 고대 유적이나 타종교 관련 시설은 물론 시아파 사원, 수니파 성지 등 이슬람 관련 시설도 훼손하고 있다. 신정일치 국가를 표방하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는 IS는 신(알라) 이외의 대상을 받드는 것도 죄악시하기 때문이다.

IS는 이슬람 예언자 세스(나비 시이트)를 기리는 사원과 예언자 요나의 무덤을 폭파하는 등 모술 일대 유적지 30여곳도 파괴했다.

IS는 4년째 내전이 진행중인 시리아에서도 마찬가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시리아의 문화재·박물관청의 마문 압둘카림 청장은 지난해 초 이후 문화재 훼손 건수가 이전 같은 시기의 10배로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IS는 지난해 시리아 동부 일대를 대부분 장악하며 급속히 세력을 넓혔다.

지난 4월에는 IS가 장악한 이라크 국경 인근의 고대도시 두라 유로포스가 약탈당한 흔적이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로마, 페르시아 제국 등 숱한 왕조에서 주요 도시로 번성했던 두라 유로포스에는 고대 사원, 기독교 교회, 초기 유대교 예배당 등의 유적이 잘 보존돼 있었다.

그러나 해당 위성사진에는 수백명이 무장괴한의 감시 아래 밤낮으로 유적을 불법으로 발굴하고 벽에 구멍을 뚫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압둘카림 청장은 “유물이 발견되면 현장에 있는 딜러들과 곧바로 거래가 이뤄진다”며 “그들은 시리아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통째로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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