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세계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는 CNN 등을 통해 탄산음료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를 처음 내보냈다. 경쟁사인 펩시도 팝스타 비욘세와 건강증진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 회사가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듯한 공익광고를 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때문이다.
뉴욕시는 지난해 성인병 퇴치를 위한 유해식품으로 탄산음료를 지목하고 경기장과 극장 등에서 대용량 청량음료 판매를 금지시키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다른 도시에서도 탄산음료 규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러자 판매 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음료회사들도 결국 여론에 굴복해 건강 캠페인 광고를 찍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금융과 경제 동향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 통신’의 창업자인 블룸버그 시장은 억만장자이면서 통 큰 기부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공화당 출신이나 현재 무당적(無黨籍)인 그는 3선에 성공해 현재 11년째 뉴욕시를 이끌고 있다. 그의 정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건강한 시민’을 모토로 하는 건강 정책이다. 논란도 있지만 “블룸버그가 결정하면 세계가 움직인다”고 할 만큼 ‘블룸버그표 건강 정책’의 파급력은 크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만과의 전쟁’이다. 비만을 국가적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는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았던 2006년 일찌감치 뉴욕시 모든 음식점에서 트랜스지방 추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지방 의무표시제 시행으로 이어졌다. 여세를 몰아 그는 2009년부터 소금 줄이기 캠페인도 하고 있다.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이도 바로 블룸버그 시장이다. 그에게 ‘담배는 세계의 주요 살인범’일 뿐이다. 뉴욕시의 공원과 식당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한 것도 모자라 올해 담배를 가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놓고 팔도록 하는 담배 판매 규제 법안도 내놓았다. ‘뉴욕 젖물리기(모유 수유 )’ 캠페인도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제공하는 분유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모유 수유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최근 그는 엘리베이터를 건강의 적으로 간주하고 “앞으로 신축·재건축 건물은 계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어야 한다”는 계단 이용 유도 법안을 만들었다. “자기 규율을 시민들에게 너무 강요한다”며 ‘유모시장’이라는 비난도 받지만 시민들의 ‘건강 지킴이 시장’이라는 찬사를 더 많이 받는다. 국민들의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 날이 새는 우리 정치권을 보면 블룸버그 시장 같은 생활 밀착형 정치인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뉴욕시는 지난해 성인병 퇴치를 위한 유해식품으로 탄산음료를 지목하고 경기장과 극장 등에서 대용량 청량음료 판매를 금지시키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다른 도시에서도 탄산음료 규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러자 판매 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음료회사들도 결국 여론에 굴복해 건강 캠페인 광고를 찍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금융과 경제 동향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 통신’의 창업자인 블룸버그 시장은 억만장자이면서 통 큰 기부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공화당 출신이나 현재 무당적(無黨籍)인 그는 3선에 성공해 현재 11년째 뉴욕시를 이끌고 있다. 그의 정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건강한 시민’을 모토로 하는 건강 정책이다. 논란도 있지만 “블룸버그가 결정하면 세계가 움직인다”고 할 만큼 ‘블룸버그표 건강 정책’의 파급력은 크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만과의 전쟁’이다. 비만을 국가적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는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았던 2006년 일찌감치 뉴욕시 모든 음식점에서 트랜스지방 추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지방 의무표시제 시행으로 이어졌다. 여세를 몰아 그는 2009년부터 소금 줄이기 캠페인도 하고 있다.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이도 바로 블룸버그 시장이다. 그에게 ‘담배는 세계의 주요 살인범’일 뿐이다. 뉴욕시의 공원과 식당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한 것도 모자라 올해 담배를 가게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놓고 팔도록 하는 담배 판매 규제 법안도 내놓았다. ‘뉴욕 젖물리기(모유 수유 )’ 캠페인도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다. 산부인과에서 제공하는 분유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모유 수유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최근 그는 엘리베이터를 건강의 적으로 간주하고 “앞으로 신축·재건축 건물은 계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어야 한다”는 계단 이용 유도 법안을 만들었다. “자기 규율을 시민들에게 너무 강요한다”며 ‘유모시장’이라는 비난도 받지만 시민들의 ‘건강 지킴이 시장’이라는 찬사를 더 많이 받는다. 국민들의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 날이 새는 우리 정치권을 보면 블룸버그 시장 같은 생활 밀착형 정치인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07-22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