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명예 회복할 시간…‘기선 제압’ 박태준부터 ‘여자부 간판’ 이다빈까지

태권도 명예 회복할 시간…‘기선 제압’ 박태준부터 ‘여자부 간판’ 이다빈까지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입력 2024-08-05 17:48
수정 2024-08-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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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이제 ‘국기’ 태권도가 명예를 회복할 시간이다. 박태준(경희대)부터 이다빈(서울시청)까지 한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4명의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금빛 발차기’를 날린다.

한국의 태권도 첫 주자 박태준은 7일(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파리올림픽 남자 58㎏급 예선 경기를 치른다. 장소는 펜싱의 열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그랑 팔레다. 한국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맹활약했던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에서 박태준이 태권도의 첫발을 내딛는 셈이다. 한국은 3년 전 도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사상 처음 ‘노골드’의 수모를 맛봤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선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한국이 박태준에게 갖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박태준은 지난 2월 국가마다 체급당 출전권이 한 장만 주어지는 올림픽 규정으로 인해 장준(한국가스공사)과 끝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장준은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남자 58㎏급 간판선수다. 그러나 박태준은 과거 6번의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를 꺾고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쟁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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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이다빈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이다빈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한국은 이 체급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대훈(은퇴)의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2004년생 박태준은 태권도 대표팀 막내의 패기로 물꼬를 확실하게 트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결전의 땅 파리로 출국하며 일부 외신의 ‘노메달’ 전망에 대해 “남들 평가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올림픽에선 자신과 싸워야 한다. 공개할 순 없지만 상대 선수가 당황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을 짰다”고 말했다.

다음 날엔 여자 57㎏급 김유진(울산체육회)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경쟁에서 밀린 김유진은 대륙별 선발전에서 파리행 막차를 탔다. 그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끊긴 이 체급 메달 명맥을 이을 주자로 주목받는다. 김유진은 “파리올림픽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오히려 본선이 별것 아닐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건우(한국체대)는 이미 한국 태권도 선수 최초로 올림픽 남자 겨루기 80㎏급에 출전하는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한껏 높였다. 서건우는 “4명 모두 메달을 따면 다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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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왼쪽부터),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왼쪽부터),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이 지난 6월 25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24 파리올림픽을 30일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진천 연합뉴스
서건우의 장점은 지치지 않는 체력이다. 힘도 유럽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이에 이창건 태권도 대표팀 감독도 다크호스 1순위로 서건우를 꼽았다. 이 감독은 “건우는 훈련량이 상당히 많고 긍정적인 태도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면서 “힘이 세거나 신체 조건이 유리한 선수를 상대로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몰아붙여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67㎏초과급)이 태권도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다. 5년 전 이미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휩쓴 이다빈은 올림픽까지 제패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도쿄올림픽에선 발목 부상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2위는 해 봤다. 파리에선 금메달을 목에 건 기분을 느끼겠다”고 밝혔다.

태권도 선수로 황혼기(28세)에 접어든 이다빈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역시 부상 관리가 관건이다. 그는 파리에 도착한 26일 “한국에서 마지막 훈련했을 때는 몸상태가 굉장히 좋았다. 그 상태로 출국했다”며 “고강도로 일주일 훈련하고 선수촌으로 넘어가겠다. 이후 컨디션을 철저히 조절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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