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프랑스 4000㎞ 사이클로 열흘에 주파, 우승자가 여자

불가리아~프랑스 4000㎞ 사이클로 열흘에 주파, 우승자가 여자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8-07 07:47
수정 2019-08-0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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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에서 프랑스까지 4000km를 횡단하는 사이클 대회 ‘트랜스콘티넨탈 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피오나 콜빙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브리타니 근처 마을을 지나며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브리타니 AFP 연합뉴스
불가리아에서 프랑스까지 4000km를 횡단하는 사이클 대회 ‘트랜스콘티넨탈 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피오나 콜빙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브리타니 근처 마을을 지나며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브리타니 AFP 연합뉴스
유럽 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횡단하는 트랜스콘티넨탈 레이스란 도로 사이클 대회가 있다. 올해는 불가리아 부르가스를 출발해 프랑스의 대서양 항구도시 브레스트까지 4000㎞를 달렸다.

얼마나 걸릴까? 6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독일 여자선수 피오나 콜빙거(24)가 열흘하고도 2시간 48분에 결승선을 통과해 200명 이상의 남자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하이델베르크의 암 연구자인 콜빙거는 폭풍우도 이겨내고 한낮의 열파도 견뎌내고 얼음 섞인 비를 맞으면서도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녀는 우승 뒤 “조금 더 힘들 수도 있었으며 잠을 덜잤더라면” 더 나은 기록을 작성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이는 벤 데이비스(영국)인데 콜빙거가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200㎞나 뒤떨어져 있었다니 콜빙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65명의 라이더가 참가했는데 여자 선수는 40명이었다.

그녀는 “우승해 너무너무 놀랐다. 어쩌면 여자 시상대 위에는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체 우승을 차지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눈치 챘겠지만 2013년에 처음 열린 이 대회는 투르 드 프랑스나 지로 디탈리아와 달리 구간을 나눠 경쟁하지 않고 출발선과 결승선, 네 군데 체크포인트만 들르면 무한 질주하는 독특한 대회다. 첫 해는 런던을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까지 내달렸는데 크리스토프 알레가에르트(벨기에)가 우승한 뒤 두 번째 대회까지 연패했다. 조시 이베트(영국)는 2015년 내구력이 중요한 이 대회를 영국인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이 대회는 선수 각자가 자신만의 루트를 짤 수 있다. 피오나 콜빙거가 짠 루트. 그녀는 아예 이탈리아를 외면했다.
이 대회는 선수 각자가 자신만의 루트를 짤 수 있다. 피오나 콜빙거가 짠 루트. 그녀는 아예 이탈리아를 외면했다.
알파벳 순으로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프랑스, 이탈리아, 코소보,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스위스 등 일곱 나라 이상을 거치게 된다. 선수 각자가 자기만의 루트를 짜서 달린다. 다만 네 군데 체크포인트는 반드시 들러야 한다. 자갈길을 고를 수도 있고 험한 고개를 넘나들어도 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을 이루는 남티롤의 해발 고도 2474m의 팀멜스요흐 고개의 지그재그 도로를 달려도 된다.

누구에게 길을 물어봐도 실격이며, 다른 이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일도 금지된다. 음식을 사먹고 잠잘 곳을 알아보는 것도 선수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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