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오재현이 25일 원주체육관에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태국과의 A조 예선 2차전에서 수비하고 있다. 대한농구협회 제공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원주체육관에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태국과의 A조 예선 2차전에서 96-62로 이겼다. 지난 호주(4위) 원정 패배 후 홈으로 돌아와 안 감독 체제 첫 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라건아(15점·부산 KCC)와 하윤기(13점·수원 kt), 김종규(14점·원주 DB)가 높이 싸움에서 태국을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팀 에너지를 끌어올린 건 앞선 수비였다. 2쿼터 2분 20초를 남기로 혼자 올 코트 프레스를 펼친 오재현은 상대 볼 핸들러 앞을 가로막아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당황한 태국 선수들은 실책을 저질렀고 오재현에게 자극받은 한국 선수들은 수비 에너지를 더욱 높였다.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9월 30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D조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코트를 떠나고 있다. 항저우 오장환 기자
에드워즈 토레스 태국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한국이 아시안게임 이후 세대교체를 잘했다. 3점슛을 중심으로 경기를 준비했는데 한국의 강한 압박에 막혔다”며 “수비에 막힌 선수들이 긴장하면서 쉬운 슛을 놓치고 야투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성적을 가른 조별리그 한일전에서 소극적인 수비로 무릎을 꿇었고 결국 역대 최저인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당시 일본은 FIBA 농구 월드컵에 출전했던 주력 선수들을 모두 제외한 다음 30세 이하 선수들로 명단을 재구성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일본에 3점슛을 무려 17개나 허용하면서 굴욕적인 6점 차 패배를 당했다. 스위치 호흡은 어긋났고 수비 로테이션도 이뤄지지 않아 중요한 순간마다 실점했다.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오재현이 25일 원주체육관에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태국과의 A조 예선 2차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대한농구협회 제공
센터 김종규는 “작년 항저우에서 내외부적으로 좋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선수들 합이 잘 맞았다”며 “감독님이 (오)재현이 수비력을 높이 평가해서 선발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안준호 감독도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그는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이 사명감으로 불평 한마디 안 하는 태도가 지난해와 달라졌다. 지금의 분위기를 응집력, 조직력으로 발전시키겠다”면서 “국제 무대에선 신장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강력한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을 대표팀의 색깔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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