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 ‘거울’을 보면 인간 진화의 역사가 보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거울’을 보면 인간 진화의 역사가 보인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4-18 17:03
수정 2019-05-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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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진화 대가 8명이 얼굴을 통한 인류 진화의 역사 설명시도

인류 얼굴의 진화
인류 얼굴의 진화 美뉴욕대 치의대 제공
“마흔이 넘으면 그 사람의 인생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말이 있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 개개인의 삶이 얼굴로 표출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인류 조상 때부터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400만~500만년의 긴 진화의 역사도 얼굴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인간의 신체 중에서 유인원들과 가장 특징적으로 다르게 진화된 것은 서로를 인식하고 구분하며 먹고, 숨쉬고 보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얼굴이라고 18일 밝혔다. 미국 뉴욕대 치의대, 애리조나주립대 인간진화및사회변화학부, 조지워싱턴대 고인류학 고등연구센터, 영국 자연사박물관 인간진화센터, 요크대 의대, 독일 튀빙겐 베버하르트 칼스대 고등연구센터, 스페인 인간진화및행동연구센터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진화’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약 450만년 전 현재와 같은 이족 보행의 기능적 구조를 갖추게 된 이후 계속 진화한 부분은 턱, 치아, 얼굴의 형태로 먹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두개골과 치아 형태는 진화의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데이터베이스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초기 인류의 조상들은 현재 유인원들처럼 질긴 식물성 음식을 섭취해야 했기 때문에 턱 주변 근육이 잘 발달해 얼굴이 넓고 깊었다. 이후 200만년이 지나면서 환경의 변화와 불의 사용으로 식생활이 변화했고, 음식을 좀 더 쉽게 분해할 수 있게 되면서 턱 근육이 이전보다 쇠퇴했다. 이는 얼굴을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연구팀은 인류의 얼굴 변화가 단순히 씹는다는 기계적 요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와 표정을 통한 비언어적 수단을 사용하면서 턱 근육 이외 얼굴 근육이 발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크고 돌출된 눈썹 부분의 융기형태는 현재는 멸종된 다른 인간종들에게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이다. 서양인들의 경우 눈썹 윗 부분이 융기된 형태를 여전히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은 현생인류종이 다른 인류종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로드리고 라크루즈 뉴욕대 치의대 교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는 과거의 산물”이라며 “이번 연구는 얼굴 뼈대의 주요 특징을 분석하면 현대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빠진 부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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