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청소년 10명 중 7명 ‘향 나는 담배’로 시작…액상 전자담배 피던 60%는 일반담배로 ‘환승’

흡연 청소년 10명 중 7명 ‘향 나는 담배’로 시작…액상 전자담배 피던 60%는 일반담배로 ‘환승’

한지은 기자
한지은 기자
입력 2024-07-30 16:17
수정 2024-07-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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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5차 통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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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금연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멘솔향, 블루베리향, 열대과일향’

풍선껌처럼 달콤한 가향 담배가 청소년들의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 담배를 피워본 청소년 10명 중 7명이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냄새가 역하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거부감 없이 한두 대 피우다가 결국 마약만큼 끊기 어렵다는 흡연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가향 제품이 많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의 60%는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현재 일반 담배(궐련)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5차(초6~고1) 통계를 30일 발표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5000여명을 건강 패널로 선정해 이들이 성인이 되는 2028년까지 10년간 흡연, 음주, 식생활 등의 건강행태 변화를 추적하는 조사다.

조사에 따르면 학년이 오를수록 담배를 피워본 비율이 높아졌다. 평생 한 번이라도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초등학교 6학년 0.35%에서 고등학교 1학년 6.83%로 증가했다. 학년별 증가 폭은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학할 때 2.90%포인트로 가장 컸다.

청소년들이 흡연을 처음 시작할 때 가향 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69.5%에 달했다. 최초 흡연 시 사용하는 가향 담배제품으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84.8%로 가장 많았고, 궐련형 전자담배(71.5%)와 일반담배(62.9%)가 뒤따랐다. 질병청은 가향 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연 청소년들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중복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의 대다수(98.5%)는 일반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액상형 전자담배로 첫 흡연을 시작했던 청소년의 60% 이상이 현재는 일반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로 가는 ‘관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학년이 오르면서 새로운 담배 제품을 써본 경험도 증가했다. 특히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진급 시 전자담배를 처음 사용해보는 상승 폭이 두드러졌는데, 이 시기 액상형 전자담배 경험률은 1.49%에서 2.60%로 높아졌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는 각각 0.96%포인트, 0.55%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식습관은 학년이 오를수록 나빠졌다. 고학년(초6→고1)으로 갈수록 주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17.9%→29.0%),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20.9%→31.1%),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 섭취율(50.9%→68.3%)은 증가했다. 반면 1일 1회 이상 과일 섭취율(35.4%→17.2%),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18.0%→8.0%), 1일 1회 이상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45.7%→22.1%)은 감소했다.

신체활동은 중학교 3학년 진학 시 ‘깜짝 반등’하는 것을 제외하곤 하락세를 보였다. 주 5일 이상 하루에 60분 이상의 신체활동 실천율은 초등학교 6학년 29.8%에서 고등학교 1학년 14.6%로, 주 3일 이상 20분 이상의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도 56.4%에서 34.3%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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