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접종 속도에 수급·예약도 불안정
백신 공급 일정 주간 단위로 통보받아
정은경 “일부 접종계획 조정될 가능성”
55~59세 접종 대상자는 352만 4000명
보유량 185만회분 공지 안 해 예약 혼선
50대 접종 연기에 40대도 일정 바뀔 듯
14일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12일 접종 사전예약이 몰려 조기 마감돼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에 대해 이날 오후 예약을 재개했으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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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3분기 중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의 물량은 50대 연령층이 1·2차 접종을 모두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라고 밝혔으나, 물량 수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적시에 도입될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백신 물량 부족으로 사전예약이 반나절 만에 ‘조기 마감’돼 예약에 실패한 50대는 100% 접종하게 해 준다는 정부의 약속에도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백신 물량은 279만 2500회분이다. 화이자 174만 3800회분, 모더나 80만 6800회분, 아스트라제네카 24만 1900회분이다. 이 중 50대가 맞을 백신은 모더나다. 당초 55~59세(352만 4000명) 접종 일정이었던 이달 26일부터 8월 7일까지 의료기관에 안정적으로 배송해 접종할 수 있었던 물량은 보유 백신 80만 6800회분과 도입 일정이 확정된 104만회분을 포함한 총 185만회분이었다. 그래서 1회 접종 기준 185만명까지만 예약을 받았던 것이다.
이를 먼저 국민들에게 알렸더라면 혼란을 피할 수 있었지만, 방역당국은 뒤늦게서야 안내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7월 마지막 주에 도입될 모더나 백신 공급 일정이 끝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약을 더 진행하면 (물량 부족으로) 접종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 일시중단 조치를 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백신은 주간 단위로 들여오고 있으며, 한 달 전 백신 회사로부터 공급 일정을 통보받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일요일에 국내에 공급될지, 월요일에 공급될지 등 미세한 일정은 마지막까지 조정해야 한다. 즉 55~59세 중 12일에 예약하지 못한 167만 4000명, 50~54세 390만명이 맞을 모더나 백신 총량은 서류상으로는 확정돼 있으나 도입 시기가 계속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방역당국이 이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은 ‘물량 부족’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였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물량 부족 우려가 나올 때마다 당국은 ‘총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도 계약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매번 구체적인 일정을 함구해 논란을 자초해 왔다. 접종 예약 때마다 예약자가 한 번에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것 또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우진 중앙방역대책본부 시스템관리팀장은 “사전예약시스템 운영 중 발생한 장애유형은 엄밀히 서버 문제라기보다 네트워크 문제일 가능성이 많다”며 “접속대기 현상이 또 나타날 수 있으나 서버가 버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07-1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