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울음소리로 영유아기 자폐증 예측한다?”

“갓난아기 울음소리로 영유아기 자폐증 예측한다?”

입력 2016-07-06 09:49
수정 2016-07-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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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IT기술로 정신질환 조기진단 기대감 ‘쑥’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기간·비용 경감”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로 영유아기에 나타나는 자폐증을 예측할 수 있을까.

지난 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0회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CINP) 학술대회’에서는 ‘자폐증 조기진단’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전문가들이 대거 몰렸다.

심포지엄에서는 울음소리가 짧고 일반적인 음의 높낮이가 높은 쥐와 일반 쥐의 자폐증 위험 차이를 분석한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됐다.또 자폐증을 가진 여성이나 남성 형제를 가진 ‘고위험군 동생’은 일반적인 아동과 말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생후 6~12개월 사이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울음소리, 특정 자극에만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선택적 주의력 등이 자폐증의 발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이날 심포지엄의 종합적인 결론이다.

김재원 학술대회 조직위원(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은 이에 대해 “조기진단이 미래 정신질환 치료를 이끄는 화두가 될 것”이라며 “아직은 공상과학 수준이지만, 정신질환 발병을 예측하고 예방에 나서는 치료 패러다임은 앞으로 정신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분명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신질환은 암, 당뇨와 같은 신체질환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질병이다.

문제는 우울증, 자폐증 등 대다수의 정신질환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환자는 물론 주변에서도 질병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신의학 전문가 사이에서는 조기진단의 단서를 찾는 연구가 뜨거운 감자다. 올해 초 하버드의대는 특정 유전자 때문에 뇌 신경이 잘못 성숙해 조현병이 유발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 위원은 “당장은 힘들겠지만, 정신질환과 관련된 10~20개 바이오마커 후보군이 확보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기진단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울증 부모를 둔 자녀는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는데 조기진단을 통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예방적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이런 정신질환 조기진단에는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등 IT 활용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김 위원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표정이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찍으면 우울증 위험도가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전화나 문자의 사용추이, 웨어러블기기로 측정한 수면시간 등을 분석해 우울증 증상으로 나타나는 은둔, 생체리듬 불균형을 잡아낼 수도 있다”며 “미래에는 병원에 오지 않고서도 정신질환 위험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신질환 조기진단은 환자와 사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 위원은 “암 검진과 마찬가지로 정신질환 조기진단 기술 발전은 환자의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불필요한 의료비를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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