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 교수.
KAIST 제공
조씨는 2021년부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 교수로 일해왔다. 그는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AI(인공지능) 기반 음악 합주기술을 활용한 무대 공연, 가창 합성 기술, 가상의 목소리 연구 등을 자문했다. 또 KAIST 학생을 대상으로 특강과 토크 콘서트를 열고 세계 무대 경험을 공유했다.
조씨는 이날 연설에서 “이광형 총장님으로부터 세계 무대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음악과 나의 삶’이란 주제로 과학도들에게 얘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내 음악의 길과 과학기술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 컸다”면서 “그러나 여기서 일하면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예술가의 내면을 음향·조명·연출 등 방법으로 청중이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는 종합 예술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노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공존하며,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은 더 날카로워지고 창의력은 더 풍부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씨는 1986년 세계 오페라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전설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은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그를 극찬했다. 조씨는 “카라얀은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은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 중 하나로 언제나 도전이 필요한 노래다. 그 만큼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목을 아껴 부르라’고 조언했다”며 “제 목소리가 소중한 재능인 만큼 잘 지키고 가꿔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감동을 전하라는 따뜻한 충고였고, 저는 그 말씀을 늘 새기며 살아왔다”고 카라얀과의 운명적 만남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KAIST 졸업생 모두에게도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있을 것이고, 저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만의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즐거움과 희망, 행복, 감동을 줄 수 있다”며 “다른 점이 있다면 목소리와 달리 연구자의 통찰과 창의성은 상하거나 소모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KAIST에서 일하면서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과 창의력이 더 날카롭고 풍부해지는 걸 볼 수 있었다”며 “여러분이 자신만의 아리아를 맘껏 펼쳤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혹 탄(Hock Tan) 최고경영자도 이날 조씨와 함께 KAIST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2013년 KAIST 총장자문위원회의 해외위원을 지낸 그는 “KAIST는 한국이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런 대학에게 인정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