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토로했던 서이초 교사…교사들은 3주째 거리로 나왔다

“힘들다” 토로했던 서이초 교사…교사들은 3주째 거리로 나왔다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3-08-06 17:16
수정 2023-08-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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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건 이후 3주째 주말 시위
교사 4만명 “진상 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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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한 교사가 사망한 서이초 교사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한 교사가 사망한 서이초 교사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사망 전 학급에서 발생한 일들로 인해 힘들다며 주변에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서 모인 4만명의 교사는 서이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3주째 거리로 나왔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합동 조사 결과와 유족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고인은 담당 학급에서 발생한 ‘연필 사건’과 일부 문제행동 학생들로 인해 생활 지도와 교육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 사망 6일 전 학생끼리 다투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연필로 이마를 긋는 ‘연필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학부모에게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은 “학부모가 엄청 화를 내셨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고 동료 교사들은 전했다. 언론에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도 고인은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 상담이 있던 날 모친에게 “엄마 ㅠㅠ”,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또 다른 2명의 문제행동 학생 때문에 학기 초부터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고, 민원과 많은 업무량을 감당했다고 합동 조사단은 확인했다.

교원 단체들은 교육 당국의 진상 조사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학부모가 실제로 악성 민원을 했는지와 고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학부모에게 노출된 경위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각종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로 넘기고 있다”며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해 제대로 진상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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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조화들이 놓여 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이 학교 1학년 담임인 A(23)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3.7.20 홍윤기 기자
20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조화들이 놓여 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이 학교 1학년 담임인 A(23)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3.7.20 홍윤기 기자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3주째 열린 주말 집회에서는 유족이 처음 참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4만명(경찰 추산 2만명)의 교사가 모였다. 집회에 참석한 고인의 사촌오빠는 “동료 교사가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동생은 자기 일처럼 괴로워하고 떨었다. 언젠가 자기에게도 올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고인이 남긴) 많은 기록에서 봤다”며 “올바른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주시기를 호소한다”며 울먹였다.

서이초는 고인이 근무한 교실 안 물건을 보존하고 교실 외벽을 당분간 추모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 내 다른 임시 교실로 옮겨 수업받는다. 서이초 앞 추모 공간에 가득 붙은 시민들의 애도 메시지는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하는 걸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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