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많이 보내면 ‘지원금 6억’… 고교 줄 세우는 하남시

SKY 많이 보내면 ‘지원금 6억’… 고교 줄 세우는 하남시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입력 2023-01-11 20:34
수정 2023-01-1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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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명문고 육성사업 비판

지역 8개 고교 중 2곳 선정 방침
유명강사 특강·자율학습 등 유도
‘서울대 10명 이상 진학’ 목표 제시
市 “지역 우수 인재 위한 것” 해명

경기 하남시가 관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펼치며 대학교 진학률을 지원 기준으로 삼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명문고를 이른바 ‘SKY’(서울·고려·연세)대학교 진학률로 분류했는데, 고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새롭게 ‘명문고 육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사업은 지역 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학교별로 3년간 매년 2억원씩 총 6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내 8개 고등학교 중 2개교를 선정할 방침이다.

그런데 시는 사업을 진행하며 SKY대학 진학률을 명문고 기준으로 삼았다. 목적도 서울대 10명 이상 진학으로 정했다. 시는 사업계획서를 통해 지원 예산으로 ▲상위 10% 학생을 위한 특별반 편성 ▲아침저녁 자율학습 운영 ▲서울 소재 우수 대학과 연계 수업 ▲강남 유명 강사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 철학 부재로 인한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학과 교수는 “SKY대학 진학률을 기준으로 명문고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건 70~80년대 낡은 패러다임”이라며 “대학교 진학 성적을 가지고 예산을 지원하고 지원하지 않고를 결정하는 사업은 결국 학교 간, 학생 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라면 특정 학교가 아닌 지역 전체 학교의 교육력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철회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 경기지부 정부교 정책실장은 “특정 대학 진학률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주겠다는 발상은 충격적”이라면서 “향후 대응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하남시 고등학생들의 우수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사업으로,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겠다는 의도는 없다”며 “지역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2023-0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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