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등급 129점, 수학 133점...과목별 표점 미공개
언어와 매체, 미적분 쏠림현상...과목 유불리 심해질듯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31일 실시한 9월 모평 채점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국어 영역 140점, 수학 145점이었다. ‘불수능’으로 불린 지난해 수능보다 각각 9점과 2점 낮아졌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인별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준다. 시험이 쉬워지면 평균이 올라가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반대로 내려간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는 343명으로, 국어 응시자 38만 4716명 중 0.09%였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 만점자가 28명(0.01%)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1607명으로 전체 수학 영역 응시자 38만 520명의 0.42%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능 2702명(0.63%)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졌지만 만점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일부 어려운 문제가 최상위권 성적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 영역은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학생 비율이 15.97%로 지난해 수능(6.25%)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국어와 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에 따라 점수 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과목별 유·불리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더 어려워 상위권 학생들이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국어 영역의 언어와 매체와 수학 영역의 미적분 과목 응시자 비율은 지난해 선택형 수능 도입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번 모평에서 국어 영역에서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을 보면 화법과 작문을 택한 학생이 64.4%, 언어와 매체를 택한 학생이 35.6%였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화법과 작문이 70.0%, 언어와 매체가 30.0%로, 언어와 매체에 응시한 학생 비율이 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수학 영역 응시자 비율을 보면 확률과 통계 49.3%, 미적분 44.8%, 기하 5.9%였다. 미적분 선택 학생 비율이 지난해 6월 모평 37.1%, 9월 모평 39.3%, 작년 수능 39.7%, 올해 6월 모평 42.8%로 계속 상승세다. 반면 확률과 통계 선택 학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평 55.4%, 9월 모평 52.8%, 지난해 수능 51.6%, 올해 6월 모평 51.5%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그러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어와 수학 영역 표준점수만 제공하고, 선택 과목별 표준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여전한 현실에서 평가원이 ‘과목 쏠림 현상이 생긴다’는 이유인데,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더한 ‘깜깜이 수능’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대부분 과목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역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컸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 영역에서 세계지리, 세계사가 72점으로 가장 높고 정치와 법이 65점으로 가장 낮아 무려 7점이나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지구과학Ⅱ가 76점으로 가장 높고,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Ⅱ가 69점으로 가장 낮아 역시 7점의 차이를 보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과 국어는 지난해 이후 전반적으로 변별력 유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상위권은 몹시 어려운 문항(킬러문항)까지 끝까지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중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은 최근 변별력의 핵심문항으로 부상한 ‘준킬러문항’에 좀 더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