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멘티
2일 서울 강서구 신곡초등학교에서 열린 ‘탈북학생 여름방학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마주 앉아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이슬기 기자
이슬기 기자
넓은 교실 맨 앞자리, 선생님과 학생이 둘이서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닷새간 운영하는 ‘탈북학생 여름방학학교’의 모습이다. 초·중·고 탈북학생 53명과 교원 68명, 자원봉사자 8명이 참여하는 여름방학학교는 신곡초와 노원구의 당현초 등 초등학교 두 곳과 경기 이천의 자연나라 청소년수련원에서 이뤄진다. 다희의 멘토 양모(49)교사는 “탈북학생들도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처럼 아이돌 노래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들”이라며 “단, 한국에서 보낸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할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보충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학업을 돕기 위해 시작된 여름방학학교는 학생과 교원이 1대 1로 만나 수학·사회·과학 등 부족한 학업을 보충한다. 이어 적응활동, 진로체험, 상담, 사제동행 문화체험, 현장체험활동이 진행된다. 적응활동으로는 게임을 통해 타인에게 자신을 소개하거나, 내 마음을 나타내는 색깔·모양을 나타내는 카드를 찾는 놀이로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직업들에 관한 체험이나 상담 전문 강사와의 1대 1 상담, 멘토 교사와 함꼐 하는 영화 관람과 수련원에서 진행되는 명랑 운동회 등이 예정돼 있다.
이번 방학학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대면 학습을 병행하던 방식에서 대면 학습으로 변경됐다. 5년째 여름방학학교를 함께 하고 있는 배화여중 신호현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북돋는 게 여름방학학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학교에 여러번 참가한다는 다희는 “온라인으로 하는 수업도 참여해보았지만, 선생님과 직접 만나서 하는 것이 모르는 것도 잘 물어볼 수 있고 더 좋다”며 “예년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수수께끼를 내며 놀던 장기자랑이 즐거웠는데, 올해도 하고 싶다”며 방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