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볼모 된 아이들 점심상

또 볼모 된 아이들 점심상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1-10-20 22:40
수정 2021-10-21 03: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교육공무직 역대 최대 2만 5201명 파업
학교 2899곳 급식 차질… 빵·우유 등 대체

학비연대·당국, 기본급 인상폭 두고 갈등
밥 대신 빵
밥 대신 빵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총파업에 나선 20일 서울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대체급식으로 빵과 음료를 먹고 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총파업에 따라 학비노조와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3개 노조가 구성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빚어졌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빵과 주스만 먹은 아이들이 출출해할 것 같아 하교한 아이들 먹을 것을 챙겨 주고 다시 회사로 갔어요. 급식 파업이 반복되면 맞벌이 가정에는 ‘날벼락’입니다.”(경기 안양 초등학교 학부모 A씨)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이 20일 총파업을 벌이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등 학사운영에 파행이 빚어졌다. 교육공무직 노동조합은 시도교육청과의 임금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2차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급식과 돌봄 공백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한 교육공무직은 총 2만 5201명(14.9%)이었다. 2019년 7월 총파업(첫날 2만 2000여명 참여)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였으나,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추산한 4만여명보다는 적었다. 서울에서는 연대회의가 밝힌 참여인원 약 1만명의 4분의1 수준인 1740명(7.2%)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

교육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급식이 예정됐던 학교의 23.4%인 2899개교에서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2581개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고, 398개교는 학사일정을 조정하거나 지필고사로 급식을 제공하지 않았다. 또 전체 돌봄교실의 13.7%인 1696실이 운영되지 못했다. 서울의 A초등학교는 샌드위치와 주스, 귤 등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했다.

이 학교의 최명신 영양사는 “기존 식단을 변경하면서 급하게 발주해 영양 식단을 구성 못했고, 양이 부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면서 “간편식을 제공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9% 인상과 근속수당 5만원 인상, 명절휴가비 등 복리후생에서 정규 공무원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26~29일 중 개최되는 시도교육청과의 본교섭이 결렬되면 2차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기본급 2만 5000원 인상 등을 고수하고 있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021-10-21 1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