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서울 경쟁률 ‘6.8대1’ 3배 급등
코로나로 비대면 중복 지원 가능 영향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입 인기 분석도
서울 지역 사립초등학교의 내년도 입학 경쟁률이 7대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는 추첨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사실상 중복 지원이 허용되자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립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1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38개 사립초의 내년도 입학 경쟁률은 6.8대1이었다. 지난 2019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2.0대1, 2020학년도는 2.05대1이었다. 입학 경쟁률은 추첨 당일의 경쟁률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년에는 각 학교의 추첨이 동시에 진행되고 아동이 한 학교의 추첨에만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는 추첨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여러 학교의 추첨에 중복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로 사립초의 인기가 높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립초는 방과후 프로그램과 영어몰입교육이 강점으로 여겨져 왔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의 여건이 사립초를 고려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학기 개학이 연기되자 사립초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실시간 쌍방향(화상) 수업’을 선제적으로 시작했다. “사립초의 등교 일수가 공립초보다 많다”는 입소문이 난 것도 사립초 인기에 한몫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월 등교 개학을 앞두고 학교별 등교수업 계획을 조사한 결과 공립초의 주당 평균 등교일수는 1.9일인 데 반해 사립초는 4.2일이었다.
다만 사립초의 교육 여건을 공립초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희정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사립초가 실시간 화상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1인 1컴퓨터’와 개별 공부방 등을 갖췄기 때문인 반면 공립초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학생들의 학습 속도가 저마다 달라 화상수업이 콘텐츠 활용 수업보다 학습 효과가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사립초는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급당 10명 내외”라는 교육부 지침을 어겨 가며 학생들을 등교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해 교육 당국이 공교육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교육계는 지적한다. 서울에서는 내년 초등학생 수가 2000명 가까이 증가하지만 교사 정원은 558명 줄어든다. 학급 수가 줄고 과밀학급이 늘어 등교 수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회장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학생용 단말기 지급, 와이파이 환경 개선 등이 절실하다”면서 “학교가 원격·등교수업과 개별 학습 지원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12-1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