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3분의 1, 고교 3분의 2 이하 등교
지역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달라
일선 학교, 등교 인원 감축 결정 등 혼선
수업 전면 중단 대비 ‘돌봄’ 방안도 필요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여름방학에 돌입하는 가운데 2학기에도 ‘퐁당퐁당 등교’가 지속할 것인지에 학교와 학부모들의 이목이 쏠린다.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교육부는 2학기 등교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나, 교육계에서는 2학기 학사 준비를 위해 신속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1, 고등학교는 3분의2 이하만 등교하도록 하는 학교 밀집도 최소화 지침이 이번 학기를 끝으로 종료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학기 학사운영 방안에 대해 시도교육청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등교 지침이 마련된 상황에서 방역당국의 판단과 지역별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학기 등교 방식이 결정되지 않자 일선 학교에서는 2학기에도 1학기 등교 방식을 유지한다고 안내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 원하는 등교 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등교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컸던 1학기 초와 비교하면 등교 일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좀더 커진 상태다. 지난 1학기 동안 가정에서의 돌봄 격차가 학생들 간 학습 격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성 발달의 적기를 놓칠 위기에 놓인 초등학교 1~2학년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등교 간격을 좁혀야 한다는 의견이 일선 학교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주1회 등교하는 초등학교는 ‘3분의1 등교’ 지침 안에서 등교 일수를 늘릴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는 지침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을에 ‘2차 대유행’이 예고된다는 점에서 등교 수업 방식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등교 지침이 마련됐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게 일선 학교의 반응이다.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는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데도 수도권은 등교 인원을 감축하고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는 등 현재의 등교 지침은 학교에 혼선을 준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2학기 등교 방식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코로나19의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면 단계별 세분화된 등교 시나리오를 마련해 학교가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2학기에 ‘2차 대유행’이 발생해 등교수업이 전면 중단되면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생활을 학교가 어떻게 챙길지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07-2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