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41명 2개 과목 단원평가 부정행위
한 장소서 여러명 모여 함께 문제 풀이상벌위, 전원 0점 처리·사회봉사 명령
1학년 시험도 유사 형태 부정행위 정황
일부 대학 기말고사 ‘대면시험’ 방침에
총학 “지방 학생 등 거주에 문제” 반발
‘코로나 방역-시험 공정성’ 놓고 딜레마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대넷은 자체 조사에서 학생들의 원격강의 만족도가 6.8%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등록금 반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20.4.6 연합뉴스
1일 인하대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과 22일, 4월 18일 온라인으로 치러진 의학과 2개 과목 단원평가에서 의학과 2학년 학생 41명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학생들은 몇몇이 한 장소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답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해 조사가 시작됐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이 자진 신고했다.
인하대 의대는 이날 오후 늦게 자체 상벌위원회를 열어 부정행위자 전원의 해당 시험을 0점 처리하고 담당교수 상담과 사회봉사 명령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1학년 학생들도 온라인 시험에서 비슷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제보를 받아 확인하는 중이다. 또 1학기 기말고사는 대면고사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대학들은 기말고사 역시 온라인으로 치러야 할지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시험은 학생들이 인터넷에서 답을 찾아 작성하거나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려워 공정성과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대면시험으로 치를 경우 감염 우려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대면시험을 치르기로 한 일부 대학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제기하는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경희대가 기말고사 기간을 기존 1주에서 2주로 늘려 대면시험으로 치른다는 방침을 내놓자 이 대학 총학생회는 “지방 및 해외 거주 학생의 주거 문제를 심화시킨다”며 “기말고사 비대면 시행을 원칙으로 재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천대에서는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등교했던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이 대학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수들도 딜레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등교를 요구하기 곤란하지만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을 우려하는 학생들의 민원도 적지 않다”며 “온라인으로 치르되 자신이 제출한 과제물에 기반해 푸는 문제를 내는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06-02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