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에… 올해 한라산 분홍빛 산철쭉 물결 사라졌다

이상 기후에… 올해 한라산 분홍빛 산철쭉 물결 사라졌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6-10 15:43
수정 2024-06-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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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해마다 이맘때 분홍빛으로 물들이던 한라산 산철쭉(왼쪽·2020년 모습)이 올해는 만개하지 않아 탐방객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홈페이지 캡처
이상기후로 해마다 이맘때 분홍빛으로 물들이던 한라산 산철쭉(왼쪽·2020년 모습)이 올해는 만개하지 않아 탐방객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홈페이지 캡처
초여름 한라산 탐방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분홍빛 산철쭉 물결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1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한라산 선작지왓(1600m) 일대 등 한라산에서 산철쭉이 대부분 꽃을 피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철쭉은 털진달래와 함께 5월에서 6월에 걸쳐 꽃을 피워내며 한라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여 탐방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산철쭉은 영실탐방로 선작지왓 일대에 털진달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만 8246그루가 분포해 있으면서 선작지왓은 물론 윗세오름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비경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산철쭉꽃 자리엔 푸른 풀들만 무성하다. 꽃이 피어난 산철쭉은 전체 산철쭉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산철쭉꽃이 피지 못한 것은 지난달 개화 시기를 앞두고 냉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강하게 자란 털진달래와는 달리 작년에 만들어 둔 꽃눈이 막 열릴때쯤인 지난 5월 7일 상고대가 필 정도의 냉해로 인해 꽃눈이 망실됐다”며 “산철쭉 개화를 기록한 최근 15년 사이에 이 같은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산철쭉은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털진달래와 달리 잎이 먼저 돋아나고 꽃이 핀다. 햇가지와 꽃자루에 끈적이는 점성이 있고, 약간의 독성이 있어 초식동물들이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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