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야, 미안해. 조금만 참아”… 제주도,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 구조 고심

“돌고래야, 미안해. 조금만 참아”… 제주도,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 구조 고심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1-17 11:50
수정 2024-01-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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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남방큰돌고래 폐어구에 걸려
움직임 둔해지고 유영활동 더뎌져
설상가상 부리에도 해조류 걸릴 듯
제주대교수 “선망어구 포획 치료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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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대정읍 영락리 일대 해안에서 포착된 어린 남방큰돌고래에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하고 있다. 제주대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지난 15일 대정읍 영락리 일대 해안에서 포착된 어린 남방큰돌고래에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하고 있다. 제주대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제주대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제주대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제주도와 해양수산부가 꼬리에 폐어구(낚시줄, 폐그물 추정)가 걸려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긴급구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17일 제주도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등에 따르면 생후 1년 미만의 새끼 남방큰돌고래 1마리가 지난해 11월 초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폐어구에 걸린 모습이 처음 목격된 이후 두 달이 넘은 지난 15일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위험스럽게 지내는 모습이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와 영락리 일대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영하다 보면 살을 더 파고들어 꼬리가 잘릴 우려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는 “영락리 등에서 다시 모니터링한 결과 몇 달 전 최초 목격 때보다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다”며 “자세히 관찰하니 입 쪽에도 폐어구가 걸려 있다. 아직 모유를 먹고 있는데, 행동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일대 해안은 고등어나 전갱이를 잡을 때 쓰는 선망어구로 포획한 뒤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역시 “몸에 피로도가 쌓여서인지 움직임이 둔해져 있어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구조하기에는 오히려 수월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꼬리 뿐 아니라 부리에도 폐어구가 걸려 해조류가 조금씩 끼기 시작했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해수부, 구조단체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포획해 치료하면 좋은데 자칫 구조하려다가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어 위험부담이 크다. 더욱이 어미와 분리했을 때 예기치 못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어 폐어구를 자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새끼 남방큰돌고래 꼬리에 걸린 폐어구 길이만 대략 1.5∼2m는 돼 보였다고 전했다.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헤엄칠 때마다 폐어구가 몸에 생채기를 내며 어린 돌고래를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에만 해양폐기물 수거량이 총 1만 1277t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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