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양폐기물 수거량 1만 1277t 달해
겨울철 북서풍 영향 제주 북쪽해안 쓰레기 점령
비양도 북쪽 해안 폐기물 수북…관광객들 눈살
도두해안·이호해변도 치워도 치워도 또 밀려와
바다지킴이 공백에 일용직 투입 정화활동 헉헉
해수부, 어구 보증금제 시행 해양오염 막기 역부족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건너편 비양도 북쪽 해안에 해양폐기물이 밀려들어 수북이 쌓여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쪽 해안에 해양폐기물이 밀려와 바위에 쌓여 있다. 멀리 제주본섬이 보인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쪽 해안 바위위에 밀려들어온 해양 폐기물들의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 북부 바다가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밀려온 각종 해양폐기물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해양폐기물 수거량을 잠정 집계한 결과 1만 1277t(구멍갈파래, 괭생이모자반 제외땐 7278t)에 달했다. 2022년 지역별 해양폐기물 수거량은 전국 전체 12만 6035t 가운데 제주가 1만 7297t(13.7%)으로 전남 3만 6221t(28.7%)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귀포 지역은 겨울철 비교적 바다에 쓰레기들이 밀려오지 않는 반면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 비양도, 제주시 탑동, 용담해안도로, 이호해변, 도두해안 등 북쪽 해안 대부분이 1~2월 유독 해안가를 점령한 해양폐기물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한림읍 관계자는 “요즘 읍내 바닷가 쓰레기 처리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어제 분명히 치웠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또 밀려와 쌓인다”면서 “주말에도 나와 일하는 등 초과근무하느라 섬지역 정화활동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양도에 해양폐기물이 쌓인다는 민원도 잇따라 오늘 가서 한번 정리하고 금요일쯤 바지선이 들어가 쓰레기를 싣고 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제주 북쪽 해변이 해양쓰레기 집하장으로 변하고 있다. 16일 이호해변에 각종 해양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16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추억애(愛)거리 앞에는 전날 수거한 해양폐기물들이 쌓여 있고 그 앞 해안에는 밤새 밀려온 쓰레기가 또 수북이 쌓여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도는 지난해 236명의 바다환경지킴이가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균 8시간 근무하면서 청정바다를 유지하는데 힘썼다. 그러나 이들의 배치기간은 매년 3~10월까지 8개월동안이어서 겨울철 공백기에는 일시사역 근로자들을 말 그대로 임시 배치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력이 모자라 겨울철 밀려오는 쓰레기처리에 힘이 부치고 있다.
도는 이달 중 바다지킴이 270여명 채용공고를 낸 뒤 3월부터 다시 배치하게 된다. 올해 예산은 5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에서 버려진 해양 폐기물까지 섞여 밀려들어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 “겨울철 일용직 근로자들을 투입해 날마다 수거해도 다음날 또 쌓이는 일이 되풀이돼 바다정화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 보전과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어구보증금제’를 시행해 바다오염을 막는데 힘쓰고 있다. 이 제도는 어업인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포함된 어구를 구매하고 폐어구를 지정된 장소로 가져오면 보증금을 어업인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다. 어업인들은 2022년 말 기준 통발 어구 약 1320만개를 사용하고 있고 연간 455만개를 교체하는 상황이다. 이 중 118만개 정도는 유실·침적돼 수산생물의 산란·서식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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