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도착장을 빠져 나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한복입은 도우미들에게 삼다수 물과 기념품을 받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그리고 무비자로 빠르게 입국 수속을 밟은 관광객들이 밝은 표정으로 도착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제주에 첫 입도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념품과 꽃다발을 건네고 삼다수 물을 나눠줬다.
이날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2만 4782t급 중국발 국제크루즈(블루드림스타호)에서 6년 5개월 만에 제주항에 내린 인원은 총 669명. 중국발 크루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지난 2017년 3월부터 중단된 이후 크루즈선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은 국내 처음이다.
상하이에서 온 마자쥔(40)씨는 “6년 여만에 크루즈를 타고 처음 제주 방문하게 돼서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제주 모습을 보고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주 찾겠다”면서 “오래 전에 제주에 왔었기 때문에 주상절리, 테디베어박물관을 오랫동안 안 가봐서 궁금하고 이색카페 등 새로운 관광지도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기간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고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다니고 맛집 투어 등 체험할 수 있는 곳이 기대된다. 특히 롯데·신라 면세점도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면서 “상하이는 제주와 가깝고 크루즈와 항공편이 많아 제주에 관심이 많고 무비자 조건으로 쉽게 올 수 있어 주말 제주여행을 통한 쇼핑, 카페, 먹방투어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31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669명을 태우고 제주항에 입항한 2만 4782톤급 중국발 국제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의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이어 그는 “제주는 연령대마다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여행 상품이 매력적이어서 계속적으로 항만을 추가할 예정”이라면서 “제주는 선사에서 중요한 목적지여서 이미 개방 전부터 준비해왔고, 지난 5월 테크니컬 콜(Technical Call·승객 안 내리고 항구에 임시 정박)로 방문하는 등 준비를 착실히 했다”고 강조했다.
길림성에서 온 25세 가오싱은 “제주가 처음이어서 궁금하고 아름답고 좋은 섬으로 알고 있다”면서 “엑소 등 아이돌을 좋아하며 한류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딸과 시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처음 온 나나(36)는 “풍물패 부터 환대해줘서 인상 깊었다”면서 “인터넷으로 해녀 스토리를 봤는데 해녀체험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우영매 화청여행사 대표는 “아무래도 일정이 6시간(오후 10시 출발 예정) 정도로 매우 빡빡해 코스를 일부 조정한 와중에 제주항에서 가까운 동문시장을 추가해 제주 핫플도 안내할 예정”이라며 “9월말에 상하이에서 오는 단체관광객들은 고컬 손님들이어서 더욱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크루즈를 타고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총 8시간 일정으로 들어와 시내 관광과 쇼핑을 주로 하고 있다. 사진은 전세버스 9호차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도두 무지개해안도로를 구경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한편, 제주도는 올해 총 82척(제주항 59, 강정항 23)의 크루즈가 입항할 전망이다. 올 들어 31일까지 총 28척의 크루즈선을 통해 4만 7000여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으며, 앞으로 54척(8월 28일 기준)의 크루즈선을 타고 약 6만 명이 더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제주항과 강정항에 입항 의사를 신청한 크루즈선은 현재 334여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80%가 중국발 크루즈선이며, 이를 통해 약 9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이날 환영행사에 나온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크루즈가 가장 활발하게 왔던 2016년처럼(507회) 크루즈관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크루즈산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제주가 동북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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