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희망 이유, 좋아하는 일→돈 많이 벌어서
4년 새 ‘경제적 가치’ 추구하는 경향 커져
‘창의적으로 일할 것 같아서’ 응답은 줄어
지난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연합뉴스
30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 ‘학생의 직업가치 변화: 의사와 법률전문가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2018년과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현황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8년과 2022년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1위 응답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였지만, 이렇게 응답한 학생 비율은 4년 사이 초·중·고교 모두 5%포인트 안팎으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높아졌다. 초등학생은 2018년 4.4%에서 2022년 15.5%로 11.1%포인트 뛰었고, 중학생은 5.8%에서 8.9%로, 고등학생은 6.5%에서 9.0%로 각각 3.1%포인트와 2.5%포인트 높아졌다. ‘나의 발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 비율은 비슷하거나 낮아졌다.
초등학생의 경우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으로 일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률은 6.4%에서 3.4%로 3.0%포인트 줄었고,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라는 응답률이 각각 0.9%포인트(5.5%→4.6%)와 1.3%포인트(6.4%→5.1%) 낮아졌다.
의사를 희망 직업으로 선택한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초·중학생 사이에서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초등학생은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로 2018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2.3%)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21.5%) ▲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서(20.5%)를 꼽은 학생들이 많았는데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30.1%로 1위를 기록했다.
중학생도 2018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5.7%)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19.7%)라는 응답이 많았는데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29.3%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법률전문가도 직업 선택 이유에 변화가 있었다. 초등학생은 희망하는 이유 가운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는 26.9%에서 20.7%로 줄어든 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는 9.8%에서 18.7%로 높아졌다. 중학생은 2018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는 응답률 27.8%로 가장 높았지만 2022년에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32.2%)가 1위였다.
정지은 직능연 연구위원은 “최근 직업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느는 반면 창의적 도전과 발전 가능성을 추구하는 경향은 줄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