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순 실언 분석 있지만…
임 전 대통령 비서실장, 尹 작심 비판文 “사과하라” 尹 “대통령과 같은 생각”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연합뉴스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서울신문DB.
임 전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윤 후보의 발언은) 검찰 안팎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 그러니까 꼼짝하지 마’라는 뜻이 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 발언은) 현 정부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발언을 두고 실언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해석도 나왔으나 실제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적폐 청산 성격의 수사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작심 발언’이라는 게 임 전 실장의 이야기다.
임 전 실장은 윤 후보 인터뷰를 두고 “대선 후보의 인터뷰는 (질문 조율을 위해) 질문지가 몇 번을 오간다”면서 “윤 후보는 (기자의 관련) 질문의 의도를 충분히 인지하고 답을 꺼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맥락에서 윤 후보의 대답을 보고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후보의 인터뷰를 보고 10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몰아간 것에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었다.
임 전 실장은 윤 후보가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고 한 대목을 두고 윤 후보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에 저항할 때 한 검사장이 제일 열심이었다”며 “그렇게 저항해 검찰이 탄압받았고 이 자체가 ‘범죄’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당시 총장 후보 4인에게 검찰 개혁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윤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윤 후보는 검찰 개혁을 가장 잘하겠다고 해놓고 정치 개혁에 저항을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할 때 윤 후보는 이미 작심하고 정치를 시작했다”면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표를 받으라고 할 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해 그를 지켜줬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검찰총장에서 대선 후보로 직행한 윤 후보 말고도 감사원장을 사퇴한 후 정계로 직행한 최재형 전 원장의 사례가 민주주에 잘못된 선례가 될 것도 우려했다.
임 전 실장은 “온갖 정보에 접근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이를 최대로 활용하다가 효과적으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통령은 앞으로 절대 그 자리에 탕평 인사를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끝으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많지만 옛 한나라당과 정치 검사의 동맹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권 교체인가”라고 물으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해 중국과 갈라서고 남북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권 교체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이전 정권에 대한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관여 안 한다”며 “현 정부 초기 때 수사한 것은 헌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들(현 정부)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그것은 보복이냐. 다 시스템에 따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10일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한 “윤 후보가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척 했단 말인지 대답하라”고 했다.
윤 후보측은 “불법과 비리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당연한 말을 한 것”이라며 “이것은 정치 보복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전혀 사과할 일이 아니다. 대선 개입을 중단하라”고 답했다.
다만 여론이 가열되자 윤 후보는 직접 “저 윤석열의 사전에는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면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없는 사정을 강조해오셨다. 저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한 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