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중 70일 크런치모드, 하루 17시간 이상 과로

1년중 70일 크런치모드, 하루 17시간 이상 과로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9-30 22:44
수정 2018-09-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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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 노동 실태

‘크런치모드’로 불리는 게임 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는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6년 7월 넷마블 관계업체의 30대 직원이 급성심정지로 돌연사했고, 같은 해 11월 본사의 20대 노동자가 급성심근경색으로 또 세상을 떠났다. 이 청년은 10월 첫째 주에 95시간 55분, 넷째 주에 83시간 4분을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의 유족은 유족급여 청구를 냈고,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과로사)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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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크런치모드’ 관행과 포괄임금제 등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게임 업계의 ‘과노동’ 관행이 넷마블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의당 IT노동상담센터, 게임개발자연대 등이 2017년 3월부터 4월까지 게임산업 종사자 621명을 대상으로 한 ‘2017 게임산업종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산업 노동자의 84.2%가 크런치모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평균 70일 동안 크런치모드 상태에 있었고, 이 기간에는 하루 평균 14.4시간 일했다. 하루에 17시간 이상 일을 했다는 응답자도 19.7%에 달했다.

게임 개발자들의 과잉 근무는 20여년 전부터 일상화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부터는 모바일 게임 활성화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면서 ‘상시 크런치모드’라는 말까지 생겼다.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사무국장은 “2016년까지만 해도 게임업계 노동자 대다수는 노동시간에 상한선이 있다는 사실도, 포괄임금제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노동자 사망 이후 넷마블은 야근·주말근무 금지 등을 선언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하루 5시간 이상 근무하되 출퇴근 시간을 임직원이 자유롭게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박준도 노동자의미래 정책기획팀장은 “넷마블 등 대기업의 노동강도가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개선할 게 많다”면서 “고용노동부는 지속적인 관리감독으로 게임업계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10-0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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