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페 숙소 탐방
SNS 인증샷 위해 카페가 곧 목적지
토속적 느낌 대신 이국적 인테리어
전통 음식점보다 양식·빵집에 발길
백년 가옥 수리해 모던한 숙소 렌트
카페가 여행지인 시대다. 잠시 쉬거나 차 마시는 곳이 아닌, 카페 자체가 여행 목적지가 됐다는 뜻이다. 사진, 동영상 등 자신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활용할 요소가 많다는 점이 이런 흐름을 이끈 주요인인 듯하다. 제주에도 ‘육지부’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카페가 성업 중이다. 그 가운데 지난해 관광객이 많이 찾았다는 10곳을 돌아봤다. 순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개성 강한 카페들도 발품 팔아 찾아냈다.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제주의 옛집 활용 숙소들도 함께 소개한다.내비게이션이나 각종 사이트를 통한 카페 검색 횟수는 실제 이용량과 다를 수 있다. 카페를 방문해 결제한 횟수라야 정확한 흐름을 반영할 수 있을 터다. ‘캐플릭스’라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이와 관련한 메타 데이터가 있다. 제주여행 플랫폼인 ‘제주패스’ 앱과 누리집 등을 운영하는 제주 토착 업체다. 제주패스엔 숙소와 렌터카 등 여러 하위 브랜드가 속했는데, 그중 하나가 ‘카페패스’다. 도내 200여곳의 카페와 협업해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카페패스로 결제한 횟수는 약 33만건이다. 이 가운데 상위 10곳을 추렸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 7곳, 제주시 3곳이었다. 제주의 명소와 인접해 주변 풍경과 자체 조경이 빼어난 곳이 대부분이고, 독특한 메뉴 덕에 입소문 난 곳도 있었다.
서귀포 안덕의 원앤온리는 산방산을 등지고 선 카페다. 앞으로는 황우치해변, 옆으로는 용머리해안이 펼쳐진다. 최고 강점은 ‘산방산 뷰’다. 2층 옥상 어디서든 산방산과 함께 멋진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사진 명소가 대세’라는 것을 웅변하는 듯하다.
보목동해안과 바짝 붙은 보래드베이커스는 빵으로 입소문 났다. 고즈넉한 주변 분위기도 장점이다. 드르쿰다는 목장과 테마파크를 콘셉트로 운영되는 카페다. 두 곳의 영업장 가운데 순위에 포함된 건 테마파크 콘셉트의 ‘드르쿰다 인(in) 성산’이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광치기해변 옆에 있다. 회전목마, 유럽식 건물 등 다양한 포토존을 만들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성산읍 어니스트밀크의 소프트아이스크림.
카페코지의 성산일출봉 빙수.
폐교를 활용한 한림읍의 카페 명월국민학교.
카페 명월국민학교의 즉석사진관.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일대에 독특한 카페가 많다. 사진은 ‘천국의 계단’으로 유명한 오르다 전경.
이제 ‘메이크 제주 베터’(Make Jeju Better)를 기치로 내세운 옛집 숙소를 말할 차례다. 제주에는 무려 3만 5000여채의 빈집이 있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 수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등기 건물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수자가 없어 빈집으로 놔둔 경우는 많지 않다. 여러 이유로 관리가 어려워 방치한 집들이 태반이다. 이런 집들을 수리해 숙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주 스타트업 ‘다자요’와 제주패스가 협업해 진행하는 빈집 재생 프로젝트다.
빈집 한 채를 수리하려면 2억~3억원의 비용이 든다. 이들 업체는 리모델링한 집을 일정 기간 숙소로 운영한 뒤 주인에게 돌려준다. 일종의 기부채납인 셈이다. 숙박비는 특급 호텔 수준으로 결코 만만치 않지만, 이 중 1.5%는 마을 발전기금으로 쓰인다. 아울러 ‘그린 앰배서더’ 회원에 가입하면 제주패스 이용료의 1%가 자신의 이름으로 제주 시민단체에 기부된다.
서귀포 표선의 ‘하천바람집’.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인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해안의 ‘월령바당집’.
■ 여행수첩
→제주패스는 숙소와 렌터카 예약, 카페 이용권 등을 묶은 앱이다. 카페패스의 경우 무제한 이용권, 충전식 이용권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를 빌릴 때 렌터카 업체에서 1만 5000~2만원짜리 카드를 끼워 파는 경우가 있다. 대여 기간 중 배터리 충전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한데 가득 충전된 차로 여름철에 380㎞ 정도 주행할 수 있는 만큼 1박 2일 여정으로는 다소 과한 액수다. 배터리의 절반도 쓰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드 제휴 충전기도 정해져 있어 불편할 수 있다. 다만 차량 반납 시 가득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충전 시 소요되는 1시간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2022-06-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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