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둔 세 나라의 표정
이스라엘 텔아비브-야포 해변에서 비치발리볼로 체력을 다지는 산타클로스들.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이스라엘에선 하누카(수전절)가 전국적으로 성대하게 진행된다. 사실상 크리스마스를 대체하는 유대교의 명절로, 가지가 여덟 개인 촛대에 하루에 한 등씩 불을 밝혀 8일째는 촛대의 불을 모두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누카(수전절)을 기념하는 하누키아 촛대.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됐다는 터키의 성 니콜라스 주교. 터키문화관광부 제공
터키는 ‘산타 클로스의 원조’임을 내세우는 나라다. 근거는 270년 경 터키 남부 파타라 지방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 주교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니콜라스 주교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지역의 아이들에 선물을 나눠줬다. 그런데 그 방식이 독특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것을 염려해 황금 동전이 든 주머니를 굴뚝으로 던졌다. 그러다 선물 하나가 우연히 벽난로에 걸려있던 양말 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통해 내려와 선물을 두고 간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에선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새해로 가는 ‘징검다리’로,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날 정도로 여긴다. 실질적인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다. 터키의 산타클로스인 노엘 바바(Noel Baba)가 새해 전날 밤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어린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린다.
새해를 알리는 보스포러스 대교 위의 화려한 불꽃놀이. 터키 문화관광부 제공.
핀란드 로바니에미 마을에 사는 산타클로스. ‘지구자전 속도 통제장치’로 자전을 멈춘 뒤 선물을 돌린다고 한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핀란드엔 실제 산타클로스가 산다. 산타마을 로바니에미가 그 곳이다. 로바니에미는 북위 66도 아크틱 서클(Arctic Circle), 이른바 북극권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북극에 살며,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산타클로스 전설을 마을 곳곳에 충실하게 구현했다. 핀란드 체신청이 운영하는 산타우체국에서 ‘엘프’(요정)들이 산타클로스 앞으로 배달되는 수십만통의 편지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답장도 써준다.
1년 가까운 작업 끝에 완료했다는 핀란드 로바니에미 마을의 VR 영상. 핀에어 제공.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