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특집 <하>… 예수의 마지막 모습 깃든 예루살렘
처형장 골고다 언덕으로 가는 길14개 주요 지점에 기념 교회 존재
순례객 몰려… 역사적 상황 재현도
예수 무덤, 주검 놨다던 돌판 있어
겟세마네교회, 2000살 나무 남아
유대·이슬람교 성지 중복돼 긴장
예수의 무덤은 무덤교회를 상징하는 곳으로 많은 순례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십자가형을 선고받은 예수는 빌라도의 법정부터 골고다 언덕까지 800m 정도 되는 길을 걷는다.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동안 예수는 수많은 모욕과 조롱 속에 채찍을 맞고, 쓰러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고, 끝내 십자가에 달려 최후를 맞는다. 세속의 눈으로 보면 초라하게 끝난 죄인의 삶이지만 예수의 죽음은 인류 역사를 바꾼 가장 위대한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비아 돌로로사’를 찾은 이들이 예수처럼 십자가를 지고 걷는 순례객의 뒤를 따르고 있다.
매일 십자가의 길을 걷는 제임스 조지프.
1지점은 십자가의 행렬이 시작된 빌라도의 법정 자리다. 맞은편에는 채찍을 맞은 것을 기념한 2지점으로 십자가를 짊어진 이들이 여기서 출발한다. 십자가를 지고 쓰러진 3지점, 어머니 마리아를 보고 멈췄다는 4지점을 지나면 구레네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진 5지점을 지난다.
비아 돌로로사임을 알리는 표지판.
교회를 들어가면 정면에 보이는 곳이 예수의 시체를 누인 13지점인데 많은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추고 깨끗이 닦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교회 내의 다른 지점과 달리 사방이 개방형으로 누구나 기다리지 않고 마주할 수 있어 오가는 많은 순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13지점에 입을 맞추는 순례객들.
무덤이 있는 14지점.
예루살렘 성 밖에도 성지가 많다. 승천한 장소를 기념하는 예수승천교회는 이슬람이 지배하면서 모스크로 지었고, 지금도 이슬람 자본의 소유다. 다만 승천주일에는 기독교에 내줘 종파들이 돌아가면서 예배를 드린다. 예수를 선지자의 하나로 여기는 무슬림들도 이곳을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람산에서 보는 예루살렘.
예수가 승천한 곳을 기념한 승천교회.
겟세마네교회에 있는 올리브나무는 수령이 2000년이 넘어 예수의 역사를 함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드로통곡교회 지붕.
예수가 채찍질 당하고 갇힌 독방 감옥.
길이 50m, 높이 20m의 ‘통곡의 벽’ 앞에서는 종일 수많은 유대인이 울며 기도하고, 무슬림들은 금요일 낮에 성전산 모스크로 대거 몰려 무언의 무력시위를 펼친다. 이 지역을 둘러싸고 2000년 넘게 주인을 자처한 이들이 다툰 역사의 흔적은 현재의 아슬아슬한 평화로 남아 있다.
통곡의 벽에서 우는 유대인.
통곡의 벽은 시간과 상관 없이 항상 유대인들로 붐빈다.
벽 틈새에는 소원을 적은 종이들이 빼곡해 간절한 마음을 보여 준다.
꼭 유대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이가 이곳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아 적고 기도하고 간다. 세상 모든 슬픔을 받아 주는 이 벽의 틈에는 더 슬퍼지지 않도록 소원을 적은 쪽지가 가득해 신에게 의지하는 인간의 간절한 마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2022-12-22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