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작아지는 나의 부모님/지노 스워더 지음/서남희 옮김/파스텔하우스/48쪽/1만 5000원
어릴 적엔 부모님이 거인처럼 크게만 보였다. 어른으로 자라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낳은 뒤 문득 돌아보니, 거인 같던 부모님은 어느새 작은 노인이 돼 있다.
그림책은 한 사람이 온전한 어른이 되는 일에는 부모의 헌신이 있었다는 내용을 ‘부모의 키가 작아진다’는 독특한 은유로 그렸다.
아이는 너무나도 작아진 부모를 보며 어렸을 적 자장가 가사를 떠올린다. 자장가 속의 ‘사랑은 동글동글 돌고 도는 동그라미란다’라는 구절은 결국 나도 부모와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을 알려 준다.
아이를 낳고, 헌신으로 기르고, 나아가 노년을 맞는 일은 자연스레 정해진 삶의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의 일생은, 고단하지만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일이자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것일 터다.
호주어린이도서협의회(CBCA)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한 저자의 잔잔한 그림이 엮어 낸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평범한 인생의 진리를 특별하게 그려 낸 그림책은 CBCA 올해의 어린이상을 수상했다. 아이에게 권해도 좋지만 부모님을 떠올리며 읽어 봐도 좋을 듯하다.
2023-08-25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