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루안 웨이 지음/정지영 옮김
미래의창/248쪽/1만 7000원
이 책은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와 보릿고개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식량위기는 기후변화와 함께 인류가 풀어야 할 최우선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현재 세계 식량 시스템에 내재한 문제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세계 농업 생산 시장이 강대국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농업 혁명을 일으킨 화학 비료의 가격 폭등 가능성과 바이오 연료용 곡물 재배 확대는 식량 생산량 저하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잦아지는 폭염, 폭우, 가뭄 등의 기상이변도 곡물의 질적·양적 하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식량위기 극복 방법은 놀랍게도 지극히 단순하다. 농업 생산의 열쇠는 안정적인 수요이며 농민과 축산가가 안심하고 계속 투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경제 관련 번역서들과 달리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농촌진흥청장 출신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의 분석과 의견을 곳곳에 포함해 외국 저자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한국 상황에 비춰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식량 문제도 마찬가지다. 세계식량안보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한국(39위)이 한가한 대응으로 일관할 때가 아니다. 비관이나 낙관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 어려운 만큼 식량 생산자와 소비자가 현 상황을 자세히 분석하고 협동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2023-06-09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