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행동중독’ 발표
스마트폰. 서울신문 DB
스마트폰 중독자가 일상생활에서 사고를 당할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중독과 실제 사고 발생 관련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과 각종 안전사고 경험의 관련성을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 중 스마트폰 중독자는 222명(36.5%)이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중독 그룹의 사고 경험률은 정상군의 1.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미끄러짐(2.1배), 부딪힘·충돌(1.8배) 등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 경험자 중 게임, 음악감상, 동영상 시청 등 오락을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 비율이 38.8%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SNS(27.9%), 웹서핑(24.8%) 등이었다. 스마트폰 중독자는 SNS(39.6%), 오락(36.0%), 웹서핑(20.3%)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입해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기기를 통해 정보 획득, 사회적 교류, 즐거움과 같은 보상을 얻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무의식적 반복행동이 습관화되고 중독이 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입해 주의집중이 현저히 저하된 보행자를 좀비에 빗대 ‘스몸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행 중 통화, 문자전송, 음악 감상은 집중력을 분산시켜 사고발생 위험을 높인다.
민 교수는 “현재 90%가 넘는 국민이 스마트폰 사용자로 잠재적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정책적 관심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행동중독’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