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소득, 여성은 교육수준이 비만에 영향 미쳐
하루 5시간 넘게 앉아있는 남성 노인이 5시간 미만 앉아있는 노인보다 비만 위험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60세 이상 노인 156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노인의 앉아있는 시간과 비만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비만을 체질량지수(BMI·㎏ 단위 몸무게를 m 단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 복부비만 여부는 남성 허리 둘레 90㎝, 여성 허리 둘레 85㎝로 규정했다.
연구 결과 5시간 이상 앉아있는 남성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남성에 비해 비만 위험이 1.54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여성은 비교군 사이에서 비만 위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비만에 영향을 주는 사회경제학적인 요소인 ‘가계소득’과 ‘교육수준’을 고려해 앉은 시간과 비만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5시간 이상 앉아있는 가계 소득수준 하위 25%의 남성은 5시간 미만으로 앉아있는 가계 소득수준 상위 75%의 남성보다 비만 유병률은 1.80배, 복부비만은 1.64배 더 높게 나타났다. 5시간 이상 앉아있는 초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받은 여성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중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보다 복부비만이 1.24배 더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이상이면 특히 남성에서 비만 유병율이 높을 수 있으며 남성에서는 소득수준, 여성에서는 교육수준이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 신체활동이 줄고 이에 따른 총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 우리나라 노인은 특히 많은 여가시간을 TV 시청에 할애하고 있고, 간식을 섭취할 기회도 늘면서 에너지 섭취가 늘어나 비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요즘 비만은 예전처럼 많이 먹어서 생기기도 하지만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서 더 많이 발생한다”면서 “신체활동을 늘리고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행동의학’(Behavioral Medicine)에 게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