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등 K콘텐츠 작품 후보 올라
작가 마영신의 ‘엄마들’
프랑스 서남부 앙굴렘시 전역에서 열리는 앙굴렘국제만화축제는 올해로 51회를 맞았다. 매해 20만명이 넘는 관람객과 6000명 이상의 작가가 찾는 유럽 최대 만화행사 중 하나다.
독립만화계에서 주목받는 마영신의 ‘엄마들’은 자애로운 ‘어머니’와 억척스러운 ‘아줌마’ 사이에 있는 ‘진짜 엄마들’의 일과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그린 흑백 만화다. 마치 엄마들에게 당연한 것처럼 강요되는 ‘모성애’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엄마 역시 평범한 욕망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 준 걸작이다. 건물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순심의 희로애락은 그대로 우리 시대 엄마들의 일생을 표상한다. 이 만화는 앞서 2021년 ‘만화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 최고 국제도서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뒤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돼 살아온 작가 소피 다르크가 자기 뿌리를 찾으러 한국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그린 자전적 그래픽노블 ‘한복’도 후보에 올랐다. 아동 부문에는 재불 아동만화가 박윤선의 ‘놀라운 방씨 아가씨’의 이름도 보인다. 박윤선은 지난해 ‘부부와 친구들’, ‘홍길동의 모험’, ‘고양이 클럽’ 등 다양한 아동만화로 앙굴렘 후보에 올랐다.
그동안 앙굴렘만화축제와 한국의 인연은 그리 깊지 않았다. 2017년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가 ‘새로운 발견상’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국내 작가가 이 축제에서 상을 받은 적은 없다. 2019년 송아람 작가(두 여자 이야기), 지난해 최규석 작가(송곳)가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수상은 불발됐다.
올해 공식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은 총 45개, 아동 부문 후보는 18개다. 2022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11월 30일까지 프랑스어로 출판되거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된 작품 중에서 후보를 뽑았다. 최고 작품상인 ‘황금야수상’과 함께 ‘특별심사상’, ‘시리즈상’, ‘새로운 발견상’ 등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7시 앙굴렘 공연장에서 열린다.
2024-01-26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