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르면 5일 이스라엘 겨냥 피의 보복”…美군함 급파

“이란, 이르면 5일 이스라엘 겨냥 피의 보복”…美군함 급파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8-04 16:37
수정 2024-08-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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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함 급파·각국 대피령
이스라엘, 경계 태세 강화
미군 중부사령관 중동행
바이든 ‘억제력 불확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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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2012년 4월 5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통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2012년 4월 5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통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스라엘군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미국은 군함을 급파하는 등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자국민에게 이란, 레바논 등 위험 지역에서 속히 떠나거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르면 5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자,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역시 최근 이 단체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란은 공격의 파괴력을 키울 방안으로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을 비롯한 역내 대리세력을 동원하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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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2012년 1월 19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통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2012년 1월 19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통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이스라엘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군사 훈련 등 다양한 조치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또 주민들에게는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에 음식과 물을 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전면전 발생을 가정한 비상 훈련을 실시했다. 레바논 국경에서 가까운 이스라엘 북부의 의료센터들도 환자들을 지하 보호 병동으로 옮길 준비를 갖췄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했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추진 항모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보복 방식을 저울질하는 이란 측이 미군의 전력 증강 소식에 영향을 받아 행동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려는 억제의 의도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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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운데 흰색 셔츠)가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 사진은 하니예가 피살 하루 전인 30일 이란 의회에서 이란 국회의원들에 둘러싸여 승리의 신호를 보내는 모습. 하니예는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머물고 있었다. 2024.7.31 테헤란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운데 흰색 셔츠)가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 사진은 하니예가 피살 하루 전인 30일 이란 의회에서 이란 국회의원들에 둘러싸여 승리의 신호를 보내는 모습. 하니예는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머물고 있었다. 2024.7.31 테헤란 EPA 연합뉴스
아울러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미국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도 중동에 도착했다.

쿠릴라 사령관의 이 지역 방문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계획된 일정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을 살해한 뒤 역내 긴장이 현격히 높아지면서 방문의 의미가 달라졌다.

쿠릴라 사령관은 걸프 국가들과 요르단, 이스라엘 등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당국자는 그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요르단 방문이 중요할 수 있다. 요르단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가 자국 영토를 이용해 이란의 드론을 요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이같은 지원이 다시금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는 게 당국자들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가자지구 전쟁의 격화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진 까닭에 아랍권 우방의 협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같은 달 13~14일 이스라엘 본토에 드론과 미사일 수백발을 날렸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과 주변 아랍권 우방들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을 거의 피해 없이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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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로켓들이 이스라엘 북부 어퍼 갈릴리 지역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 방어 시스템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2024.8.4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로켓들이 이스라엘 북부 어퍼 갈릴리 지역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 방어 시스템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2024.8.4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이란이 물러서기를 바라지만 실제 보복을 자제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델라웨어주 그린빌에서 ‘이란이 물러서겠냐’는 질문을 받고는 “나는 그러길 바라는데,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프랑스는 이란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이란을 최대한 빨리 떠나라고 권고했고 폴란드도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즉시 떠날 것을 권고했고, 스웨덴도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하면서 레바논에 남은 자국민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른 나라로 떠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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