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

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11-04 22:34
수정 2019-11-0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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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영사관 습격… 이라크 국기 게양

시민 수만명 주요도로 막고 개혁 촉구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이라크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강경진압과 각종 개혁조처에도 점차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시위대가 시아파 성지에서 이란 영사관을 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AP통신 등은 지난 3일 중부 카르발라에서 일부 시위대가 이란 영사관 건물을 둘러싼 콘크리트 장벽을 타고 올라가 이란 국기를 끌어내리고 이라크 국기를 달았다고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라크 정부가 종파적으로 이란과 같은 시아파 출신이 주도하는 데다 내각 구성에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정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지역 일대에서는 이날 시민 수만명이 도심 주요 도로를 차단한 채 정치 개혁과 부패 척결 등을 촉구했다. 당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시위는 정치·종파적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지만 서서히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태워지는가 하면 반이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도 등장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결국 두 나라의 영향으로부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31일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힌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때”라며 시장과 학교, 대학 운영을 재개하고 도로 통제를 풀라고 요청했으나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 불복종 운동을 이어 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11-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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