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관광객 오인 공습…이집트 정부-여행사 ‘네탓’ 공방

멕시코 관광객 오인 공습…이집트 정부-여행사 ‘네탓’ 공방

입력 2015-09-15 22:54
수정 2015-09-1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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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수사당국 “멕시코인 8명·이집트인 4명 사망”

이집트 서남부 사막 지대에서 이집트군이 멕시코 관광객을 오인 공습한 것을 두고 이집트 정부와 여행사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15일 일간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오인 공습으로 멕시코 관광객 등 12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한 이번 참사의 책임을 여행사 쪽으로 넘기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실수로 인한 공격”임을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책임은 여행사에 물었다. 이는 이집트군이 상황 판단 능력 없이 외국인 관광객을 공습했다는 국내외의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고 실수의 원인을 다른 쪽에서 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집트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군경 합동팀이 테러 분자들을 추적하다가 실수로 차량에 발포했다”며 “그 차량들은 사건 당시 출입금지 구역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관광부도 “담당 여행사는 관광 허가증을 보유하지 않았고 사막 관광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며 책임을 여행사 측에 돌렸다.

관광부 대변인 라샤 아자지는 “그 여행사는 사막 지대를 방문할 수 있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그 관광객들은 그곳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고 AP통신에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막 관광을 주선한 여행사 ‘이집트의 창문’ 측 주장은 이와 상반된다.

이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관광경찰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관광경찰 소속 경찰관 1명을 대동하고 이번 사막 여행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막 지대로 갈 때 군 당국으로부터 추가 허가를 받지는 않는다”며 정부가 여행사의 미허가를 문제로 삼은 점도 반박했다.

그는 이번 여행 참가자들은 이집트인 6명을 제외하고 모두 멕시코인들이라며 이 사건으로 이집트인 4명이 목숨을 잃고 경찰 1명 등 2명은 생존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수사 당국의 한 관계자도 사망자 12명 가운데 8명의 국적은 멕시코라고 밝혔다.

앞서 이번 사막 여행에 나섰다가 생존한 멕시코인들은 지난 13일 서남부 바하리야 지역의 알와하트 사막에서 사륜구동 차량 4대에 타고 이동하던 중 잠시 쉬려고 차가 멈춘 순간 헬리콥터와 항공기의 폭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카이로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는 오인 공습을 하게 된 구체적인 배경과 어떤 무기로 공습을 가했는지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이집트 남서부의 사막지대는 외국인들이 관광 코스로 자주 찾는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의 비밀 은신처로 여겨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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