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몰래… ‘우방’ 이집트·UAE, 리비아 폭격

美 몰래… ‘우방’ 이집트·UAE, 리비아 폭격

입력 2014-08-27 00:00
수정 2014-08-2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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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민병대에 두차례 공습

중동에서 미국의 맹방을 자처하는 이집트와 아랍에리미트연합(UAE)이 미국 몰래 리비아의 이슬람 민병대에 공습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우방국들의 독자 행동으로 충격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당국자 4명의 말을 인용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이슬람 민병대에 최근 일주일 새 두 차례 공습을 가한 주체는 이집트와 UAE로 확인됐다”면서 “UAE 전투기가 이집트가 제공한 기지에서 발진해 이슬람 민병대의 로켓 발사대와 무기창고 등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이집트와 UAE가 미국에 공습 계획을 알리지도, 허가를 구하려 하지도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은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이슬람 민병대와 세속주의 민병대가 싸우고 있는 리비아의 정국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는 공동 성명을 통해 “외부 개입은 리비아의 갈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카타르와 터키가 이슬람 민병대에 무기를 지원해 온 상황에서 이집트와 UAE가 세속주의 민병대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이슬람 민병대를 공격한 것은 중동의 열강들이 기존의 ‘대리전’ 양상에서 벗어나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빌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중동전문가 미셸 둔은 “시리아, 가자, 리비아,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의 근본 원인은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갈등”이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이집트가 세속주의 편에, 카타르와 터키는 이슬람주의 편에 서 있는데 이들이 직접 개입하면 중동 전체가 전쟁터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8-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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