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일본 도쿄에 있는 IT 기업 ‘나일’은 내년 입사하는 대졸 신입 공채부터 면접관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다. 디지털 마케팅 등의 업무를 하는 이 기업은 지난 2007년 창업해 현재 약 240명의 사원이 있다.
이 기업은 지원자가 1차 면접을 진행할 면접관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한다. 지원자는 사원 20명의 프로필을 확인하고 면접관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5명을 고른다. 프로필에는 사원들의 ‘입사 전 경력’, ‘입사 후 담당 업무’, ‘일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 ‘학창 시절에 했던 경험’, ‘취미나 휴일을 보내는 방법’ 등이 적혀 있다.
기업은 지원자가 고른 면접관들 중 지원자가 희망하는 일정과 맞는 사람을 선택한다. 이후 지원자에게 누가 면접관이 됐는지 전달하고, 실제 면접을 진행한다.
해당 기업 채용 담당자는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게 된 계기로 “면접관은 지원자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지원자는 면접관의 정보를 모른다”며 “정보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의 차이를 줄이면 회사가 학생의 인품이나 가지고 있는 생각을 보다 깊게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면접관을 미리 인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들도 여유가 생긴다”며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지 않고 평소와 같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일본 IT 기업 ‘나일’의 1차 면접 진행 전 면접관을 선택하는 화면. NHK
콘텐츠 유통 업체 ‘유섹넥스트 홀딩스’는 학생이 면접관을 고르는 것은 물론, 면접 형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한다. 1대1 면접, 그룹 면접 등 자신 있는 면접 방식을 지원자가 직접 정하는 것이다.
해당 업체 채용 담당자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원자들도 지원 단계부터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채용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NHK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을 충분히 채용했냐는 설문조사에 60%에 달하는 기업이 “계획에 비해 채용 인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일본 취업 정보 포털 미라이 연구소의 쿠리타 소장은 “기업들에게 채용 활동은 ‘지원자를 선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원자에게 선택되기 위한 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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