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장편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출간 첫날
신주쿠 0시 개점에 수십명 환호동네서점까지 별도코너로 판매
“빛의 속도로 팔려”… 초판 30만부
‘벽’을 놓고 고민하는 17세 이야기
하루키 “글로벌리즘 위기의 시대
벽 안에 남을지, 넘을지 결정해야”
무라카미 하루키의 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발간된 13일 0시에 맞춰 판매를 시작한 도쿄 신주쿠의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본점에 몰려든 하루키의 팬들이 그의 신작을 구입하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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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도쿄 대형서점인 쓰타야서점 롯폰기점에는 입구 정면에 별도의 하루키 신작 코너를 설치해 홍보에 나섰다. 하루키 코너에는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년)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이 모두 진열됐다.
번화가의 대형 서점만이 아니라 작은 서점에서도 하루키 코너가 선을 보였다. 한 중년의 하루키 팬은 신작 코너에서 책을 집어들고는 곧장 계산대로 향했다. 서점 관계자는 “책이 빛의 속도로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작은 하루키 작품으로는 드물게 전자책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앞서 신주쿠의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본점에서는 발간일인 이날 0시에 맞춰 하루키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이벤트를 펼쳤다. 본점 앞에서 대기하던 수십 명이 ‘오픈런’으로 하루키 신작을 구입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 젊은 남성은 요미우리신문에 “오늘 (오프런을 위해) 휴가까지 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소설이 두껍다. 밤새워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650쪽이 넘는 이번 신작은 ‘벽’을 놓고 고민하는 17세의 주인공인 ‘나’와 후쿠시마현의 한 작은 마을 도서관에서 일하는 40대가 된 ‘나’의 이야기를 3부에 걸쳐 펼쳐낸다. 벽에 둘러싸인 조용한 거리에 사는 내가 벽 안에 머물러야 할지 바깥세상으로 나가야 할지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AP 연합뉴스
2023-04-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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