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日언론 “한국 기껏 도와줬더니 이제는 ‘전범기업’ 비난 열 올려” 주장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2-09 10:51
수정 2023-02-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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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이제 와서 전범기업이라고?’ 칼럼 주장
“일본인들, 불쾌하게 생각...‘전범’ 사용 한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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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한국 내 채권 압류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한국 내 채권 압류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AP 연합뉴스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일본 우익 언론인이 “일본 기업들이 기껏 한국을 도와주었더니 이제 와서 ‘전범’ 취급을 한다”는 논지로 한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수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전 서울지국장)은 지난 4일 ‘이제 와서 전범기업이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구로다 위원은 “일·한(한일) 외교 안건이 된 이른바 ‘강제징용 보상(배상)문제’와 관련해 일본인으로서 불쾌한 대목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보상을 요구받고 있는 일본 기업에 대해 한국 언론이 자꾸만 ‘전범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전시에 일어났던 일을 들먹이며 이와 같은 낙인을 찍고 있는데, 기업 비즈니스맨을 비롯한 주한 일본인은 참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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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을 비롯한 대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 항의방문한 대학생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한 재판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을 비롯한 대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에 항의방문한 대학생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한 재판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과거사와 연관지어 아직도 그런 말을 쓰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 한국 언론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대일 전승국도 아닌 한국에서 일본에 대해 최근 들어 ‘전범’, ‘전범’이라며 갈수록 열을 올리는 불가사의함이란…. 영화나 드라마, 언론보도 등에서 일본 (식민)통치 시대의 독립 운동이 과도하게 미화돼 ‘일본과 싸워 이겼다!’라는 믿음이 퍼져나가고 있는 탓일까.”

구로다 위원은 “개인 보상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때 자금을 받은 한국 정부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며 “특히 일본 기업들은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에 보상 문제를 자꾸 들춰내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강제징용 소송의 피고로서) ‘나쁜놈’ 취급을 받고 있는 일본제철은 세계적 철강업체 포스코의 설립을 도왔고, 미쓰비시중공업을 모체로 하는 미쓰비시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며 “한국 경제는 이른바 ‘일본 전범기업’덕분에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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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객원논설위원. KBS 유튜브 화면 캡처
21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객원논설위원. KBS 유튜브 화면 캡처
30년 이상 서울 특파원을 지낸 구로다 위원은 “한국의 경제발전은 일본이 패전 이후 한국에 넘긴 기업 자산 덕분”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의 ‘망언’ 전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말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영웅’의 개봉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 암살로 유명한 안중근이 주인공인 정통(?) 애국반일영화 ‘영웅’이 개봉한다”며 “이는 일본인에게는 ‘테러리스트 찬가’로 비쳐진다”고 칼럼을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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