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아이폰을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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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국세국은 애플 일본 법인인 ‘애플 재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9월까지 2년간에 대해 소비세와 가산세로 140억엔을 추징했다. 이는 면세 판매에 대한 소비세 추징액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도쿄 국세국 세무조사 결과 중국에서 온 방문객이 일본 내 10개 애플스토어에서 면세로 아이폰 수백대를 구입한 일이 드러났다. 전매업자가 이 방문객에게 사례금을 주고 아이폰을 받은 뒤 이를 외국에서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던 데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아이폰이 일본에서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일본 조사업체 MM총연의 9월 조사 결과 아이폰14(128GB 기준) 일본 가격은 11만 9800엔(약 114만원)으로 조사 대상 37개국·지역 가운데 가장 저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에서 아이폰을 구입해 해외에서 판매하면 이득이 되는 만큼 사용하지 않은 중고품이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가전 등 일반 물품은 면세 상한이 없어 아이폰 대량 구매의 허점이 발생하게 된 원인도 있다. 방일객이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일본에서 상품을 사서 해외로 가져가면 소비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전매 목적으로 구입하면 소비세가 면제되지 않는다. 특히 화장품과 의약품 등 소모품은 면세 대상이 되는 총 판매액이 50만엔(약 476만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가전 등은 규정이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그동안 해외에서 일본 인기 화장품 등이 전매 목적으로 대량 면세 구입한 일이 문제가 됐지만 아이폰 역시 전매 대상 중 하나였던 게 드러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재팬은 도쿄 국세국 조사 이후 지난 6월부터 일본 내 애플스토어에서 면세 판매를 자발적으로 정지했다. 또 불법 대량 구매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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