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국왕 찰스 3세의 초상화를 그린 조너선 여가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5.14 런던 AFP 연합뉴스
영국 BBC는 14일(현지시간) “생생한 빨간색 그림은 조너선 여의 작품”이라며 “찰스 3세도 처음에는 강렬한 색감에 약간 놀랐지만 만족스럽게 미소 짓는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같은 소식을 다룬 뉴욕타임스(NYT)도 “왕이 작품을 덮은 천에 부착된 리본을 잡아당기면서 놀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여의 그림은 전통적인 왕실 초상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그는 왕실 초상화 전통 중 일부인 군복과 검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마치 불타는 듯한 짙은 색채와 어깨 주변의 나비로 포인트를 줘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여는 “미술사에서 나비는 변신과 재탄생을 상징한다”면서 “그림이 독특하면서 과거와 단절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찰스 3세(오른쪽)가 자신의 초상화를 두고 작가인 조너선 여와 대화하고 있다. 2024.5.14 런던 AP 연합뉴스
지난 2월 영국 왕실은 찰스 3세가 암 치료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왕의 병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그림을 위해 찰스 3세는 1970년대 웨일스 근위대로 복무할 당시 복장을 하고 한 번에 한 시간씩 총 네 번 작가 앞에 앉았다. 대화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면서도 여는 찰스 3세에 대해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여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이미 존재감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었고 왕이 됐을 때 다시 한 단계 올라갔다”며 찰스 3세에게서 변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왕을 그리는 일이 이전에 다른 초상화를 그릴 때와는 달랐으며 “의도적으로 시각적 산만함을 최소화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초상화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런던의 필립 몰드 갤러리에서 공개 전시될 예정이다. 이후 8월 말부터 드레이퍼스홀로 옮겨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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