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루머에 케이트 “투병” 고백
음모론자들 사과… 응원도 이어져
‘불화’ 해리 왕자 “건강·치유 기원”
공무 횟수 축소에 건강 위기까지
‘군주제’ 회의론 속 취약성 드러내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암 투병 사실을 직접 밝힌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가판대에서 모든 신문이 케이트 왕세자빈의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다루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런던 AP 연합뉴스
런던 AP 연합뉴스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10년 전만 해도 영국 왕실이 전 세계를 누비며 수행하는 공무 횟수가 연간 4000여건에 달했지만, 지금은 당시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전날 케이트 왕세자빈은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암 투병 사실을 직접 밝혔다. 수척해진 왕세자빈이 세 자녀를 걱정하는 모습은 그간 여러 음모론을 보도하던 언론은 물론 그를 비난해 온 유명인들을 자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왕세자빈이 암 투병을 고백한 것은 지난달 초 찰스 3세가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힌 지 한 달여 만이다.
케이트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런던에서 중요한 복부 수술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암은 아닌 것으로 여겨졌다”며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수술 뒤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은 예방적 화학치료를 받도록 조언했고 현재 그 치료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월 16일 런던 병원에서 복부 수술을 받고 약 2주간 입원했으며, 이후 공무에 나서지 않아 ‘생명이 위독하다’는 등 음모론이 나돌았다.
왕세자빈이 이례적으로 직접 영상 메시지를 낸 것은 조지(10) 왕자와 샬럿(8) 공주, 루이(5) 왕자 등 어린 세 남매를 염려하는 동시에 그간 왕실을 둘러싼 여러 가짜뉴스에 대응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왕세자빈은 지난 10일 영국 어머니의 날을 맞아 공개한 가족사진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편집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17일 보도된 왕세자빈의 외출 영상에서도 대역설이 나오고, 그가 치료받은 병원 직원들이 의료 기록 접근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생겨나 정보보호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찰스 3세가 서거했다는 가짜뉴스가 러시아 관련 채널과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일도 있었다.
케이트 왕세자빈의 성명이 발표된 뒤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살고 있는 해리 왕자와 미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수천명이 유감과 사과를 나타냈다.
라이블리는 케이트 왕세자빈이 사진 조작을 인정하자 이를 조롱한 사실을 사과하며 “‘포토샵 실패’에 대한 어리석은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이 오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썼다. 형 윌리엄 왕세자와 몸싸움까지 벌인 해리 왕자도 “케이트와 가족의 건강과 치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왕실 가족이 수행하는 공무 횟수의 축소와 최근 건강 위기는 점점 쇠퇴하는 왕실의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케이트 왕세자빈의 이번 암 진단 발표는 영국 왕실의 취약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2024-03-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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